정부, 주요 프랜차이즈 조사…김밥 등 12개 품목
aT 홈페이지 통해 매주 가격 및 등락률 공표

정부가 23일부터 주요 외식 품목 가격을 공표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의 한 식당 칼국수 가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가 23일부터 주요 외식 품목 가격을 공표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의 한 식당 칼국수 가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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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정부가 23일부터 주요 외식 품목 가격과 등락률을 매주 공표하는 '외식가격 공표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물가안정 대책 일환으로 시행된 조치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기 위해 추진됐다.


다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물가 상승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제도가 물가 안정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는 외식가격 공표제가 물가 상승을 막는데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부터 ▲죽 ▲김밥 ▲햄버거 ▲치킨 ▲떡볶이 ▲피자 ▲커피 ▲자장면 ▲삼겹살 ▲돼지갈비 ▲갈비탕 ▲설렁탕 등 12개 품목의 주요 프랜차이즈별 가격을 조사해 매주 공개한다고 밝혔다. 외식 물가가 계속해서 치솟자 정부가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시장 감시를 강화한 것이다.


정부는 가맹점 수 등을 고려해 조사 대상 프랜차이즈 브랜드 총 62개를 선정했고, 브랜드별로 15개 매장을 표본으로 지정했다. 각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등을 바탕으로 대표메뉴 1~3개의 가격을 조사한 뒤 매주 수요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홈페이지에 전월·전주 대비 인상률 등의 동향을 게시하기로 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외식가격 공표제 시행을 발표하면서 "가공식품·외식 가격이 분위기에 편승한 가격 담합 등 불법 인상이나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시장 감시 노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 신촌의 한 음식점에 코로나19 영업시간 제한 해제까지 휴무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신촌의 한 음식점에 코로나19 영업시간 제한 해제까지 휴무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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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배달비 등 각종 제반 비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가격 인상을 정부가 자영업자 탓으로 돌린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국내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통해 "재료와 품질과 맛에 따른 가격 자율책정이 정상 아닌가. 싸게 팔 자유, 비싸게 팔 자유 모두 자영업자의 선택이다. 사 먹고 말고는 소비자의 선택"이라며 "정부의 과도한 시장간섭"이라고 비판했다.


방역정책에 이어 물가정책에서도 자영업자를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기가 찬다. 최저임금이 올랐는데 물가가 어떻게 안 오르겠냐"며 "자영업자가 만만한가. 또 방역정책 때문에 자영업자가 가장 큰 피해를 봤지 않나. 점점 가게를 운영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외식 가격 감시에 나선 것은 최근 치솟은 물가 상승세와 연관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년동월 대비 3.2% 오른 이후 ▲11월 3.8% ▲12월 3.7% ▲올 1월 3.6% 등 넉달째 3%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외식가격 공표제가 물가 안정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20대 직장인 여모씨(27)는 "가격을 공표한다고 해서 물가가 잡힐 것 같지 않다. 이미 소비자들은 대략적인 가격을 알고 음식을 주문하지 않나"라며 "또 이미 물가가 오를 대로 다 올랐는데, 이제 와서 물가 공표를 하기에는 조금 늦었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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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이 같은 제도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데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실질적으로 물가 상승을 막는데 외식가격 공표제가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같은 음식이라 해도 음식점마다 들어가는 재료가 다르다. 어떤 곳은 저렴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고, 또 다른 곳은 비싼 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가격을 공표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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