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천연가스·밀…글로벌 경제 충격파 온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김현정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유가, 천연가스 상승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수출 세계 1위, 원유 수출 세계 3위로 세계 에너지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니켈, 팔라듐 등 광물의 주요 공급원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밀 수출도 세계 1위다. 우크라이나도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릴 정도로 옥수수·밀 수출 규모가 큰 만큼 우크라이나 사태가 식료품 가격 상승에 미칠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의 독립을 승인한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 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85달러(1.98%) 오른 배럴당 95.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배럴당 97달러를 돌파했다. 뉴욕 금융시장이 이날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한 상황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도 시간외 거래에서 3% 가량 급등했다.
러시아 증시 모엑스 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10.5% 급락했다. 모엑스 지수 이날 하락률은 크림 위기가 발생한 2014년 3월 이후 최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루블화 가치도 달러에 대해 3% 넘게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해왔다. 러시아의 주요 에너지 기업이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경우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난이 불가피하다.
세계 최대 광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공급을 조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보복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을 늘리는 등 유럽에 미치는 영향을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휴대전화나 자동차 등에 쓰이는 팔라듐, 철강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은 벌써부터 급등하고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물가 상승에 취약한 저소득·저개발 국가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소득·저개발 국가의 경우 에너지 비용 뿐 아니라 식료품 가격 급등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밀·옥수수 수출량의 40%는 중동이나 아프리카로 향한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이안골딘 교수는 "인플레이션에 가장 취약한 것은 빈곤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식비와 난방비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누구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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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코로나19와 비교하면 그다지 파괴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NYT는 "러시아는 1억4600만명의 인구와 거대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지만, 중국과 비교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고문이던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러시아를 ‘큰 주유소’에 비유하며 "석유와 가스를 제외하면 러시아는 세계 경제에서 엄청나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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