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쪽 분량 이의신청서 입수
현안 있던 시기 일제히 후원
심리미진·사실오인 등 비판

분당경찰서 / 사진=분당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분당경찰서 / 사진=분당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두산건설 등 6개 기업들이 각자 숙원이던 현안이 있던 시기 우연히 성남FC에 광고비를 지출했다는 것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기업들로부터 성남FC 후원금을 받고 특혜를 제공했다는, 이른바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최초 제기한 고발인들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의신청서의 이런 내용은 향후 경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해명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11일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해당 이의신청서에서 고발인들은 ▲심리미진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 이유로 경찰 수사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의신청서는 작년 9월 사건을 수한 성남 분당경찰서에 제출된 것으로, A용지 24쪽 분량이다. 고발인들은 신청서에서 "수사결과에 따르면 총 6개 기업이 현안이 있던 시기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배하는 성남FC에 일제히 후원했고 그 이전이나 이후론 전혀 없었다"며 "이런 일이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없었다면 우연히 이뤄질 수 있는 일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그런데도 지급시점과 현안 존재 시점이 일치하는 이유와 타당성에 대해 아무런 자료나 납득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믿기지 않은 6번의 거대한 규모의 '오비이락'이 있었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들은 신청서에서 경찰이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법리오해가 존재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선 해당 의혹이 2019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유죄 근거로 본 '묵시적 부정청탁'과 결을 같이 한다는 취지의 논리를 폈다. 당시 전합은 "부정한 청탁 대상 또는 내용은 구체적일 필요가 없고 공무원의 직무와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 사이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면 충분하다"며 "그에 대한 인식은 미필적인 것으로 충분하고, 확정적일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고발인들은 이 같은 판례를 근거로 "이재명 성남시장이 이미 민원 접수와 보고 및 결제를 통해 6개 기업들의 숙원사업이자 현안을 당사자로서 모를 수 없었다"며 "쌍방의 인식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성남FC 구단주를 맡은 2015~2017년 기업 6곳(두산건설·네이버·농협·분당차병원·현대백화점·알파돔시티)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여억원을 받고 그 대가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에서도 후원금 지급 시기와 인접해 각 기업들은 용도변경, 건축허가 승인 등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찰은 앞선 수사에서 "이 후보와 각 기업들 사이 현안 민원처리의 대가로 성남FC에 광고비를 후원한다는 공통의 인식과 양해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했다.

AD

고발인들은 경찰 수사 결과에 불복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사건을 넘겨 받은 성남지청에선 친여 성향 검사로 꼽히는 박은정 지청장이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수사팀의 의견을 여러 차례 반려해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를 맡았던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고, 결국 10일 퇴임했다. 상급기관인 수원지검은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지난 7일 성남지청에 보완수사를 지시했고, 성남지청은 이 바톤을 다시 경찰에 넘겼다. 분당경찰서는 현재 검찰이 보완을 요구한 내용과 기존 경찰 수사 기록을 비교해 살피고 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