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파수 갈등, 과기부가 결단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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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통신 3사가 주파수 추가할당 문제를 두고 6개월 가까이 이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심을 못 잡고 업계 눈치만 살피면서 결국은 다음 정권으로 공을 넘기는 모양새다.


통신 3사의 주파수 갈등은 작년 7월부터 예견됐다. 5G 가입자가 급증하며 주파수가 부족해지자 LG유플러스가 인접대역 주파수를 할당해달라고 요청하며 시작됐다. SK텔레콤과 KT는 받아도 쓸 수 없는 대역의 주파수다. 주파수 할당은 경매로 진행되지만 LG유플러스 외에는 쓸 수 없다 보니 사실상 할당을 해달라는 것 아니냐며 경쟁사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당초 정부는 2월에 주파수 경매 일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이 내년 경매 예정이었던 추가 주파수를 미리 할당해달라고 나서며 상황이 달라졌다. 임혜숙 장관이 돌연 "통신 3사 의견을 다시 들어보겠다"고 언급했고 결국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회했다.


과기부 측은 통신 3사가 중재안을 들고 올 것이라며 기대하지만 업계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7개월간 3사 주장을 들어온 과기부가 상황을 너무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같은 혼란 속 3월 대선이 불과 한 달여 앞이다. 현행법상 주파수 할당 관련 경매 공고는 경매 1개월 전까지 나와야 한다. 임 장관은 2월 말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행사 참석도 검토 중이다. 최소 3주가량 자리를 비우게 된다. 머리 아픈 결정을 차기 정권으로 넘기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7월부터 15차례나 연구반을 개최하고 올 초 공청회를 개최했으며 올해 또 다시 연구반을 열었다.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가 결단을 내리면 되는데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생각을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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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업계가 주파수 이권 다툼을 벌이고 과기부가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며 5G에 대한 국민 불신은 계속 커지고 있다. 약속한 기지국 증설도 못 지켰고 여전히 5G 서비스가 안돼 LTE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부기지수다. 미·중 양국은 5G를 넘어 6G 경쟁 구도를 확보하기 위해 망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도 ‘세계 최초 5G’라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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