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상승률, 지난달까지 4개월째 3%대 상승률 기록
농축수산물, 석유, 전기·가스·수도, 집세 등 전방위적 물가 오름세
"설도 지났는데…물가 더 오른 느낌" 시민 한탄
전문가 "정부,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맞춰 자원개발 등 대비해야"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 내 모습.사진=윤슬기 기자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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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지금도 줄였는데 식비를 어떻게 더 줄이나요."


10년 만에 물가 상승률이 넉 달째 연속 3%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치솟으면서 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축산물은 물론 전기·가스·수도, 집세, 공산품 가격까지 거의 모든 품목이 상승했다.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구로 시장 내 한 채소 가게에 들른 손님이 마늘 더미를 가리키며 "얼마예요?"라고 묻자 상인은 "예, 만오천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손님은 대꾸도 없이 가게를 지나쳤다. 야채 상인 60대 A씨는 "가격을 묻고 비싸서 그냥 가버리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A씨는 "코로나19 이후로 시장 안에 사람이 준 지 벌써 2년째인데 물가까지 오르면서 (장사가) 쉽지 않다)"면서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냥 손님이 오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 내 모습.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윤슬기 기자seul97@asiae.co.kr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 내 모습.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윤슬기 기자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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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맞붙어있는 구로 시장의 휴무 때문인지 남구로 시장 안은 붐볐지만 설 이후에도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은 당장 필요한 식료품만 산 뒤 시장을 나서는 분위기였다. 저녁거리를 사러 나온 60대 가정주부 B씨는 "오늘 밑반찬 만들려고 상추, 오이, 가지 정도만 샀다"며 "설 전에도 물가가 너무 올라 부담됐는데 설 끝났는데 물가가 더 오른 느낌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한 중국 식품점 앞에 놓인 고추를 보고는 "저것도 설 전에 왔을 때는 저만큼에 8천원씩 했는데, 이제는 만원이 됐다"며 "지금도 아낀다고 산 건데 여기서 먹는 걸 더 줄일 수도 없고 물가가 빨리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까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상승했다. 물가가 넉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0년 9월~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근 10년 만이다.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 내 모습.사진=윤슬기 기자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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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품목의 상승률을 보면 농·축·수산물 6.3%, 공업 제품 4.2%, 전기·가스·수도 2.9%, 집세 2.1% 올랐다. 특히 돼지고기(10.9%), 수입 쇠고기(24.1%), 국산 쇠고기(6.9%), 달걀(15.9%) 등 축산물이 11.5% 상승했다. 딸기(45.1%) 등 농산물도 4.6% 올랐다.


더 우려스러운 부분은 근원 물가가 10년 만의 최고치인 3.0%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근원 물가 지수는 계절적인 요인 등 외부 환경에 따라 일시적 영향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지수로, 장기적인 물가 상승세를 의미한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4.1% 올랐다


이런 가운데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조만간 물가가 안정될 수 있도록 정부도 더 노력하겠다"면서도 "원자재 가격과 같은 소위 글로벌 공급 여파가 (물가 상승에) 큰 비중을 차지해 정부도 대응하는데 일정 부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국내 물가 상승은 수입 물가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정부의 대비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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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측면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생산이나 공급의 연쇄적 과정)이 변화하고 있고,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필요한 수입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자원 개발에도 힘쓰는 등 정부는 세계 동향에 주시해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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