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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여고생 머리카락·등에 몰래 소변 본 연극배우 벌금 500만원

최종수정 2022.01.26 16:35 기사입력 2022.01.26 16:34

1심 무죄→2심 무죄→대법 파기환송→유죄 선고돼
대법 "피해자 몰랐어도 강제추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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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놀이터 의자에 앉아 전화 통화를 하는 여고생 뒤에서 피해자의 머리와 등에 몰래 소변을 본 30대 연극배우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과 2심은 범행 당시 피해자가 인지하지 못해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에서 파기환송한 사건이다. 추행 행위는 행위자가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대상자를 상대로 실행하면 충분하고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반드시 실제로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다.

26일 대전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이경희)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연극배우 A씨(33)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앞선 대법원 판결의 취지대로 "피해자가 추행을 당하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강제추행죄는 성립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사실관계는 이렇다. 2019년 11월 25일 저녁 함께 공연을 하는 동료와 연기에 관한 말다툼으로 화가 난 상태에서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던 A씨는 소변이 마려워 천안시 동남구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차를 세웠다.


전조등과 비상등을 켜둔 상태로 차에서 내려 소변 볼 곳을 찾던 A씨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피해자 B양(당시 18세)을 발견한 뒤 욕설을 하는 등 방법으로 화풀이를 하기 위해 B양을 따라갔다.


그런데 아파트 놀이터에 도착한 B양이 의자에 앉아 이어폰을 낀 채로 친구와 계속 전화통화를 하며 담배를 피우자 A씨는 홧김에 B양의 등 뒤에서 B양의 머리카락과 B양이 입고 있는 후드티, 패딩점퍼 위에 소변을 봤다.


뒤에 있는 사람 그림자를 봤던 B양은 머리에 무엇인가 닿는 느낌이 들어 정수리 부분을 만져 봤지만 이상이 없다고 생각했다. 옷을 두껍게 입은 데다가 날씨가 추워서 소변 냄새를 맡지 못한 것 같다고 B양은 경찰에서 진술했다.


집에 가려고 의자에서 일어났을 때 누군가 앞쪽으로 튀어나가 깜짝 놀란 B양은 좀 전에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봤던 A씨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집에 도착한 B양은 그제서야 옷과 머리카락이 젖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냄새를 맡아 보니 소변 냄새가 났다. 좀 전에 놀이터에서 뒤에 있던 A씨가 소변을 싼 것이라고 생각한 B양은 경찰에 신고했다. B양은 경찰에서 "짜증이 나고 더러워서 혐오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결국 A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B양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가 없었다는 이유였다.


당시 재판부는 "형법 제298조의 '추행'이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인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행위의 상대방인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원용했다. A씨가 B양의 등에 소변을 볼 당시 B양이 인지하지 못했던 만큼 A씨의 방뇨 행위로 B양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2심 역시 이 같은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주위적 공소사실을 강제추행으로 유지하면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폭행' 혐의를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을 신청해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B양이 1심 재판 도중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로 법원은 폭행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폭행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기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먼저 재판부는 "추행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할 만한 행위로서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행위자가 대상자를 상대로 실행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그 행위로 말미암아 대상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반드시 실제로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결을 원용했다.


이어 "피고인은 처음 보는 여성인 피해자의 뒤로 몰래 접근해 성기를 드러내고 피해자를 향한 자세에서 피해자의 등 쪽에 소변을 봤다"며 "그 행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춰 평가하면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추행행위에 해당한다면 그로써 행위의 대상이 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침해됐다고 봐야 할 것이고, 행위 당시에 피해자가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해서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는 형법 제298조의 '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한편 A씨는 2019년 12월 5일 소속돼 있는 극단으로부터 연극 연습이 취소된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자 자신을 무시했다는 생각에 화가 나 같은 날 오후 10시께 천안시 모처의 노상에서 걸어가던 C양(당시 16세)의 뒤로 접근해 손으로 C양이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강하게 잡아당기고 C양이 메고 있던 가방에 침을 뱉어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돼 병합 재판을 받았다. 다만 C양이 처벌의사를 철회해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됐고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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