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D-1] 검·경·고용부 수사 협력체계 구축… 울산지법, 전담재판부 설치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조성필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중대재해 사건 수사를 맡게 될 경찰과 검찰, 고용노동부는 수사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대검과 고용부는 '실무자급 협의회'를 통해 ▲중대산업재해 분야 수사 관할 ▲산업재해 전담반 연락체계 구축 ▲검찰수사관 및 근로감독관의 전문성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해 왔고, 대검과 경찰청은 중대시민재해 분야 법리검토 자료 공유를 비롯한 수사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특히 지난 21일 이들 수사기관들은 수사기관 대책협의회를 개최해 '중대재해 예방'과 유해·위험 요인을 방치·묵인해 중대재해를 야기한 '경영책임자에 대한 엄정 대응'을 중점 목표로 정했다.
또 ▲중대재해 사건 수사 실무협의회 운영 ▲안전사고 전문위원회 설치 ▲전국 중대재해 전담수사반 협력체제 구축 등을 결정했다.
1차 수사 경찰과 고용부 담당… 검찰 조정 역할 중요해져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재해는 1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나오는 등 산업재해를 의미하는 ‘중대산업재해’와 특정 원료나 제조물, 공중이용시설이나 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사망자나 부상자가 발생한 ‘중대시민재해’로 구분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가 가능한 중대재해 사건은 사회재난과 관련된 대형참사범죄에 한정된다. 구체적으로는 화재·붕괴·폭발·교통사고·화생방사고·환경오염사고 등으로 인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처가 필요한 인명 또는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국가핵심기반이 마비된 경우 등이다.
때문에 현행법 체계 하에서는 대부분 중대재해 사건의 1차적인 수사는 경찰과 고용부가 담당하게 된다. 수사 중복 방지와 협업을 위한 검찰의 조정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대산업재해 사건은 9개 광역 지방노동관서에서 수사를 맡고, 중대시민재해 사건은 시·도 경찰청에서 수사를 한 뒤 재해 발생지 관할 검찰청에 송치할 예정이다. 검찰은 노동관서에서 수사 중인 사건의 수사지휘 및 기소와 공소유지, 또 경찰이 수사해 송치한 사건의 기소 및 공소유지를 담당하게 된다.
고용부는 다음달 법무연수원에 각 지방노동관서 광역중대산업재해관리과 소속 근로감독관 110명을 보내 현직 검사와 수사관들로부터 강제수사와 형사법 등에 대한 교육을 받게 할 예정이다.
유관기관 수사 실무협의회 구성… 대검 '중대재해 수사지원 추진단' 출범
중대재해 사건의 경우 붕괴, 화재 등으로 사고원인을 밝힐 증거가 훼손되는 경우가 빈번하고, 관련 법령 및 산업기술의 복잡성 때문에 사고원인과 책임소재 규명을 위해 여러 유관기관의 소통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검찰과 고용부, 경찰, 산업안전공단 등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중대재해 사건 수사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수사기관별 '중대재해 전담책임자'를 지정해 전국 권역별로 수사전담반 ‘핫라인’을 구축, 중대재해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대검에는 고동부와 경찰청 등으로부터 현장 안전사고 전문가를 추천받아 '안전사고 전문위원회'가 설치돼 상설 운용된다.
대검은 지난해 3월 '중대재해처벌법안 대응 TF'를 출범한 뒤 같은 해 5월 '노동·집단사범 양형기준'을 개정했다. 또 지난해 10월 대검·노동법이론실무학회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한 뒤 중대재해처벌법 '벌칙해설서'를 제작했다. 벌칙해설서와 양형기준은 27일 법률 시행 전에 일선 검찰청에 배포되고 있다.
또 대검은 최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를 단장으로 공공수사부 소속 중대산업재해팀과 형사부 소속 중대시민재해팀 등 2개팀으로 구성된 '중대재해 수사지원 추진단'을 출범했다.
추진단은 검찰 정기인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대검과 일선 검찰청에 '안전사고 전담검사'를 지정하고, 고용부와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 체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전날 단행된 정기인사에서 법무부는 대검에 설치될 중대재해 관련 자문기구에 오재준 검사와 문재웅 검사를 각각 대검 검찰연구관으로 파견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 대검은 법률구조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손해배상 청구 등 소송구조 지원에 나서는 등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활동도 준비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 및 유해화학물질 제조·유통 취급지로 중대재해 발생 빈도가 높은 울산의 경우 이미 2015년부터 울산지검이 산업안전중점청으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울산지검은 지난해 8월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양산지청, 산업안전보건공단, 울산광역시청, 울산동부소방서,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울산해양경찰청 등 9개 유관기관과 제1회 산업안전협의체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법 시행에 대비해왔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전담조직 설치… 울산지법에 전담재판부 신설
법원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대법원은 사법부 전체를 사업단위로 하는 전담조직을 법원행정처에 설치하기로 하고 소관부서는 행정관리실 산하 복지후생담당관실로 지정했다. 이번에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법원의 조처는 사법부 또한 사업주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행정처 다른 실국과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운영메뉴얼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 각급 법원은 전담재판부 설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담재판부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재판의 결론 도출 과정에서 일관성·형평성 시비가 일어날 소지가 많은 사건 ▲특정 분야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사건 또는 분쟁 유형에 특이성이 있는 사건 ▲유사사건이 다수로 빈발하는 사건 등에 대해 전담재판부를 구성할 수 있다.
울산지법은 형사3단독(부장판사 김용희)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전담재판부로 지정, 운영하기로 했다. 이 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우철)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항소 사건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항소 사건을 맡게 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전국 최대 규모 지방법원인 서울중앙지법 역시 전담재판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관련 사건의 접수 추이와 사건처리의 전문성, 일관성, 효율성 등에 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전담재판부가 지정되지 않았지만 검토 결과에 따라 사무분담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