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가 출범했다 … 창원에선 무엇이 어떻게 변화하나?
13일 지방선 창원시, 수도권선 수원·고양·용인시 탄생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대한민국에 새 도시들이 13일 태어났다. 창원‘특례시’를 비롯해 수원·고양·용인 4개 도시이다. 기초지자체와 특별·광역시, 그 사이쯤 되는 도시로 보면 된다.
부산광역시, 서울특별시처럼 이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특례시란 행정 명칭을 부여받긴 해도 그냥 도시 이름은 창원시이다.
13일 일제히 4개 도시가 ‘대전환의 서막’을 열어젖히며 탄생했지만 시민에겐 뭐가 달라지는지 딱히 와닿지 않는다. 기초단체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광역단체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여기에 ‘쏠쏠한’ 답이 있다. 기초지자체보다 다른 혜택이 있다는 뜻이고,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자치 권한과 사회복지혜택을 거머쥔다는 뜻이다.
특례시는 2020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따라 인구 100만명을 초과한 대도시, 실질적인 행정수요,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소멸 위기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정하는 도시에 붙는 행정적 명칭이다.
이번에 지정된 창원시·수원시·용인시·고양시는 전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로, 행정 수요는 여타 중소도시를 월등히 초과하나, 권한은 같아 도시 성장에 제약이 있던 도시다.
이 4개 도시 중 유일하게 수도권에 속하지 않는 게 창원시이다. 그래서 단순히 행정 권한 확대만이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도 이목이 쏠린다. 더 실효성 있는, 추진력 있는 특례시 권한 확보를 위해 창원시가 건 승부를 살펴봤다.
▲ 무엇이 달라지나?
초기 특례시 논의 당시 ‘광역시급’ 행정과 ‘재정 권한’을 목표했으나 통과된 지방자치법에는 ‘다른 지자체의 재원 감소를 유발하거나 시도의 도시·군 기본계획 승인 권한을 침해하는 특례를 둬서는 안 된다’는 부대의견이 달리며 재정 특례는 제한됐다.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재정 권한에 제한이 걸리며 ‘이름뿐인’ 특례시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지만, 행정 권한에서는 86개 기능과 383개의 사무 권한을 광역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이양받았다.
대표적으로 지역개발채권 발행, 건축물 허가, 택지개발지구 지정, 농지전용허가, 개발제한구역 지정 및 해제, 5급 이하 공직자 직급·정원 조정, 지방연구원 설립·등기 등 8개 사무가 있다.
사무별로 면적, 허가 범위 등은 여전히 광역지자체와 협의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상당 부분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돼 행정 절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사안으로는 사회복지급여 기본재산액 기준에서 ‘대도시’로 상향돼 광역시와 같은 사회복지 혜택을 받는 점이다.
중소도시의 사회복지급여 기본재산공제액은 4200만원으로, 대도시의 6900만원와 차이가 크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주거용 재산 한도액 또한 대도시 1억2000만원, 중소도시 9000만원, 긴급복지지원 주거비 지원 1~2인 가구 기준 대도시 38만7200만원, 중소도시 29만300원 등으로 볼 때 각종 복지혜택 기준에서 창원은 대도시임에도 그동안 불리한 조건이었다.
13일부터는 생계·주거·의료·교육 급여, 긴급복지, 기초·장애 연금, 한부모가족 지원, 차상위장애수당 등 9개 혜택에서 광역시와 같은 조건이 된다. 이로 인해 창원시민 중 약 1만명이 총 17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받는다.
이와 함께 2010년 통합창원시 출범 특전으로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소방 사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던 창원시의 소방안전교부세가 전년 대비 50%(21억2000만원) 증가한 63억4000만원을 받게 됐다.
기존에는 여타 광역시는커녕 인구 30만명의 세종시보다 적은 교부세를 받았다. 이는 시민 안전을 지킬 소방 시설·장비 구축, 직접적인 소방 사무 수행에 있어 불합리한 차별이었다.
지난해 11월 공포된 ‘소방안전교부세 교부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서 창원시에 관한 특례조항이 신설돼 창원은 특례시 출범과 함께 도시 규모에 맞는 소방 사무 처리를 할 수 있게 됐다.
▲한계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
한계는 앞서 말한 ‘재정 권한’ 확보 실패에 있다.
창원시는 통합 출범 당시 재정자립도가 49.9%였으나 3개 도시(마산·창원·진해)의 지역 균형발전 수요를 따라 투입되는 재원이 대폭 증가해 2021년 기준 37.5%로 감소했으며, 전국 평균 48.7%에 한참 못 미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 재정 권한을 확보하길 원했으나 창원의 재정 증가는 다른 경남 도시의 재정 감소로 이어져 제한됐다.
더욱 자유로운 도시 계획을 위해서는 재정 권한에 기댈 수 밖에 없다.
현재 국회입법사무처에서는 다른 지자체의 재정에 피해를 주지 않고 재정을 늘릴 방안으로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에 특례시 계정 설치, 특례시 재산세율 인상, 특례시 탄력세율 적용 범위 확대 등을 논의하고 있다.
특례시 선정 조건인 ‘인구 100만명 이상 2년 유지’ 또한 중요한 과제다. 창원은 인구 108만명으로 출범했지만 2021년 10월 기준 103만명으로 꾸준한 감소세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6일 신년 간담회에서 “상시 거주 중인 외국인 인구까지 포함하면 105만명으로, 현재 흐름대로라도 6~7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허 시장은 “최근 신규 기업투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등 감소세 완화와 함께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만큼, 인구 걱정은 할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신규 공동주택 1만7000호 공급, 재개발·재건축 주택 청년·신혼부부 특별공급 용적률 혜택 기준 마련 등을 진행 중이다. 또 결혼할 때 1억원 대출해 주고 자녀 출생 때마다 이자 지원·원금 탕감하는 내용으로 크게 이슈가 됐던 ‘결혼드림론’은 청년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창원드림론’으로 개편해 준비 중이다.
추가적인 행정 권한 확보에도 총력이다.
대표적으로 항만자치권의 경우 최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진해신항 1단계 건설사업’ 진행에 있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해신항은 2040년까지 15조원을 투입해 28조4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7만8000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기대되는 창원시 역대 최대 규모 국책사업이다.
허 시장은 “출범하는 특례시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와도 같지만,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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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고 특례 권한을 추가로 받기 위해 지방분권법 개정과 함께 지방일괄이양법 추진, 특례시지원특별법 제정 등에 시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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