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도, 이탈리아도 대선…유럽 정치 지형도 바뀐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유럽의 정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유럽연합(EU) 3대 경제로 꼽히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나란히 리더십 교체기를 맞이한 까닭이다. 16년 간 집권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물러나며 새 행정부 체제에 들어선 독일에 이어,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올해 1월, 4월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5년 임기를 마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는 ‘지지율 1위’인 마리오 드라기 현 총리가 신임 대통령이 될지, 총리로 남을 지가 관건이다.
◆佛 마크롱, 연임 성공할까
올 들어 유럽 내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선거는 오는 4월10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다. 메르켈 전 총리와 지난 5년간 EU 리더십을 함께 이끌어 온 마크롱 대통령의 연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관련 질문에 "(출마를) 원한다"면서도 "건강 상황이 허락하고 나 자신의 생각과 정치적 상황들이 명확해지면 (결정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연임 도전 의지가 있음을 사실상 확인한 것이다. 다만 그는 선거를 불과 석 달 앞둔 시점임에도 "내가 원하는 만큼 갈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공식 출마 선언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지에서는 캠페인 전략 상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아닌 ‘대통령’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막판까지 출마 선언을 늦출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현지 언론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극우 진영에서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에 맞서 에리크 제무르 르콩케트 후보가 나오며 표심이 갈라졌고, 좌파 진영에서도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중도 우파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발레리 페크레르 일드프랑스 주지사는 최근 출마 선언 이후 빠르게 지지율을 높여가고 있어 마크롱 대통령에 맞설 강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르 파리지앵은 "예측이 어려운 대선"이라고 전했다.
경제매체 CNBC는 "금융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EU 3대 경제에서 권력 지형이 바뀌고 있다"며 "프랑스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독일, 이탈리아와 협력하는 친 유럽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는 같은 달 총선도 치를 예정이다.
◆총리냐, 대통령이냐...드라기 딜레마
이탈리아 역시 오는 24일부터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 돌입한다. 마리오 드라기 현 총리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통령직을 두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월3일로 7년 임기를 마치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현 대통령은 앞서 연임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드라기 총리다. 폴리티코는 "이탈리아가 국민 통합이 가능한 대통령 후보를 찾아 냈으나 그 인물이 드라기 총리라는 점이 문제"라며 "이탈리아의 권력 승계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인 드라기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에서도 경제 사회 전반적으로 안정적 대응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그가 대통령이 될 경우 총리직은 공석이 된다. 이 경우 선거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EU 구조개혁, 투자, 코로나19 대응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소속인 스테파노 체칸티 변호사는 독일의 리더십 교체, 다가오는 프랑스 대선 등 EU 내 상황들을 언급하면서 "이탈리아가 정치적 불확실성에 접어들면 EU 내에서 우리의 주도적 입지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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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는 지난달 숄츠 총리가 공식 취임하면서 16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우파 성향인 메르켈 전 총리와 달리, 숄츠 총리는 중도 좌파 성향의 인물이다. 유니크레딧의 에릭 닐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새 독일 정부가 중요한 개혁을 이끌고, EU 내 개혁도 촉진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춘은 "EU의 새로운 권력자가 된 ‘드라기-마크롱의 커플 리더십’은 앞서 물러난 메르켈 전 총리의 리더십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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