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위 김지형 위원장 "준법위는 백신…아프고 싫어도 맞아야"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임기를 한달 앞두고 준법위를 백신에 빗대며 "아프고 싫기도 하겠지만 건강을 위해 맞는 것이 좋다"면서 "법을 어기는 삼성에서 '가치'를 사거나 '사람'이 남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발표한 '디딤돌 하나 놓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송년사에서 지난 2년 간의 준법위 활동을 돌아보고 삼성의 준법 경영을 위한 "조그만 디딤돌 하나를 놓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유명을 달리한 고(故) 고계현 위원을 포함해 1기 외부위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이어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발표를 TV로 시청했다면서 "(기억이) 언제까지 지워지지 않을 듯 하다"고 회고했다. 국정농단 파기 환송심 선고에 대해서는 "판결문 한 자 한 자를 수차례 정독하면서 위원회를 한번 더 돌아보고 위원회의 소임을 다시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와 삼성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하나의 어휘로 '건강한 긴장관계'를 언급하면서 "백신 접종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예방법이다. '레드'하지 않은 '레드팀'이나 '워치'하지 않는 '워치독'은 아무런 효능이 없는 백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삼성이 건강한 기업으로 세계 속에 더 큰 별로 오래 빛나면 좋겠다는 것은 삼성을 사랑하는 모두의 여망일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상품'이 아닌 '가치'를 팔아야 하고, '이익'이 아니라 '사람'으로 이윤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준법위의 준법감시가 그 여망에 다가서는 한 갈래 길"이라며 "1기 위원회는 그 길 위에 조그만 디딤돌 하나 놓았을 뿐이고 더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관 출신인 김 위원장은 내년 2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차기 위원장에는 이찬희(56)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선임됐다. 김 위원장은 차기 위원장에 대해 "젊은 변호사 시절 참여연대 활동을 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등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꾸준히 관심을 키워온 분"이라며 "회사가 좋은 분을 모셨다고 생각하고, 2기 위원회를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새해 소망은 삼성 준법위가 줄곧 독립해 지속 가능한 본연의 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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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법위는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2월 출범했다. 준법위는 외형상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조직으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주요 계열사가 협약사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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