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대선 前 사면, 시기 논란 불가피
역대 대통령 임기 말 사면 논란 있었지만, 선거에 미칠 영향은 최소화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사면 결정은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말 단행한 사면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역대 전직 대통령 모두 임기 말 사면을 통해 갖가지 논란을 일으켰다. 퇴임 직전 자신의 측근을 풀어주거나 정치인·경제인에 대한 사면을 결단하면서 사회가 찬반 양쪽으로 갈린 일이 반복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 미칠 정치적 논란은 최소화하는 형식이란 공통점이 있었다. 성탄절이나 설이 시기적으로 예전 대통령 선거일 이후였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정치에 미칠 영향 논란을 피해갔던 것이다. 때문에 임기 말 사면 논란은 주로 사면에 포함됐거나 빠진 ‘인물’에 집중돼 왔다.
하지만 이번 사면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성탄절 사면이 내년 3월 치러질 선거에 미칠 영향을 간과하는 건 불가능하다. 즉 문 대통령이 국민통합이나 전직 대통령의 건강 상황만을 고려했다면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의지를 밝힌 후 실제 이행은 차기 대통령과 상의하는 방법부터 다양한 대안을 찾을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사면을 단행한다 하더라도 차기 대통령 취임 전인 3~5월 사이를 택했다면 논란은 최소화될 수 있다. 형집행정지라는 또다른 선택지도 있었지만 결국 문 대통령은 대선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큰 방법을 고른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박 전 대통령 건강 악화를 둘러싼 책임론이 부담을 줬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사면 시기를 둘러싼 정치 개입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북 안동 출신이고 박 전 대통령도 대구·경북(TK) 출신이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정치적 의도와 무관하게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이 돼 버렸다는 의미다.
반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면을 단행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1997년 대선 직후 김대중 당선자가 수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제안은 현직 대통령이 했지만 후임 대통령 당선자의 의중을 반영해 이뤄진 결과다.
노무현 대통령도 퇴임을 두 달 앞둔 2007년 12월 재계 총수와 정치인들에 대한 사면을 단행했지만 역시 시기는 대선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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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2013년 1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자신의 측근을 사면 대상에 포함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만 당시 사면은 2012년 12월 대선이 끝나고 2013년 2월 새 대통령(박근혜)이 취임하기 전 이뤄진 것이어서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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