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상무 등 통폐합 '서열파괴'
소속·직급 무관 '리더 공모제'
처우는 역할과 성과 따라 결정
역량 있는 인재 조기육성 발판

"사장 한 번 해볼래?"…이재현 CJ그룹 회장 파격인사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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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조직문화 혁신을 넘어 CJ만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한 첫발을 뗐다. 때되면 승진해 자리에 안주하고 있는 기존 임원에 대한 경고이자,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CJ의 미래를 책임지는 경영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포섭하기 위한 행보다.


내 경력 내가 만든다

24일 CJ그룹은 내년 사장부터 상무대우까지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능력있는 젊은 인재들이 스타트업, 벤처 등으로 빠져나가며 기업문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판단"이라며 "리더로서 더 적합한 인물이 있지만 직급 때문에 역량을 펼치지 못한다거나 개인의 성과 여부를 공정하게 평가받고 보상받지 못한다는 MZ세대 직원들의 의견들이 대거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소속 계열사와 직무에 제한 없이 그룹 내 다양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잡 포스팅’ 형태의 프로젝트, 태스크포스 공모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직급에 관계없이 프로젝트나 조직의 장을 맡을 수 있는 ‘리더 공모제’도 만든다. 사내벤처의 경우 사업화할 경우 스톡옵션 부여 등 다양한 보상제도를 둘 계획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경영리더의 처우, 보상, 직책은 역할과 성과 기준에 따라서만 결정된다. 성과를 창출하고 맡은 업무범위가 넓은 임원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 보직에 오르게 된다. 체류 연한에 관계없이 부문장이나 최고경영자(CEO)로 조기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역량 있는 인재의 조기 발탁 및 경영자 육성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는 게 CJ 측 설명이다.

"하고잡이들에게 기회를"

이번 임원 직급체계 개편 등 인사혁신은 이 회장의 강력한 주문으로 이뤄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인사 혁신에 대한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주요 계열사 14곳 가운데 8곳의 수장이 바뀌는 파격 인사가 단행됐다. 신임 임원의 경우 평균 나이가 45세로 2년 사이 두 살이 낮아지며 혁신을 예고했다.


이 회장의 결단은 지난 11월 확고하게 드러났다. 이 회장은 ‘2023 중기비전’을 공개하며 인재 확보와 최고인재 육성에 대한 혁신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인재를 키우고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인재 확보와 일하는 문화 개선도 미흡했다는 자기반성이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라며 "‘하고잡이(능동적으로 업무를 만들어 매진하는 워커홀릭)’들이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그동안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설명한 것은 2010년 ‘제2도약 선언’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인사 혁신에 대한 의지가 강력했다는 후문이다.


성과주의 인사 기조 속 장남 승진 전망

CJ는 이르면 다음 주에 내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임원 승진이 여부가 주목된다. 성과주의 인사 기조 속에 이 부장 경영 성과에 대한 첫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올해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발령을 받아 9월 ‘비비고’와 LA레이커스와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 체결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대외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최근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이 부장의 임원 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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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 이경후 CJ ENM 부사장의 경영 평가도 긍정적이다. 11월 9200억원대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콘텐트’ 지분 인수 이후 미국 종합미디어기업 ‘바이아컴CBS’ 파트너십 체결 등 규모 있는 인수합병(M&A)을 잇따라 공식화한 바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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