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 가격 치솟자…亞 향하던 美LNG선, 유럽으로 방향 틀어
호주 LNG 유조선도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유럽행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제한으로 유럽 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아시아로 향하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이 유럽으로 방향을 트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 천연가스 공급량 감소에 따라 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사빈에서 출발한 LNG 유조선이 대서양, 지중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인도양까지 왔다가 지난 15일께 수에즈 운하 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애초 예정된 판매처인 아시아로 오지 않고 LNG를 그대로 실은 채 유럽 시장으로 향한 것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멀리 아시아까지 올 필요 없이 유럽에서 큰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정보업체 플랫츠에 따르면 유럽과 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현재 유럽 LNG 현물 가격은 Mmbtu(열량 단위)당 약 48.5달러인 반면 아시아 현물 가격은 Mmbtu당 41달러에 불과하다. 10~11월만 해도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Mmbtu당 평균 5달러 가량 비쌌지만 이후 가격이 역전됐을 뿐 아니라 가격차도 7.5달러 수준으로 벌어졌다.
지난주 또 다른 미 LNG 유조선은 말라카 해협 근처에서 방향을 틀었다. 호주 LNG 유조선이 중국에서 전량을 하역하지 않고 일부를 남긴 채 유럽으로 향하는 일도 벌어졌다. 해당 LNG 유조선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할 예정이다.
컨설팅업체 ICIS의 알렉스 프롤리 애널리스트는 호주 LNG 유조선이 유럽으로까지 가는 일은 2009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천연가스 현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일부 유조선가 목적지를 변경하는 드문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에 목적지를 변경하는 유조선이 15~20척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주요 수송로 중 하나인 '야말-유럽 가스관' 운영을 중단하면서 이번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야말-유럽 가스관은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된다. 러시아는 21일부터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수출을 아예 중단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21일 23%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메가와트시(MWh)당 180유로선을 뚫고 올라갔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22일 익일(23일)자 야말-유럽 가스관 수송물량 경매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23일에도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수송은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200만원 간다" 증권가에서 의심하지 말라는 기업 ...
러시아는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위한 다른 수송로인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과 발트해 해저를 관통해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 스트림 1' 가스관은 아직 정상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