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재의결…인천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위반"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상위법 위배 논란을 불러온 조례안이 인천시의회에서 의결되면서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지게 됐다.
인천시의회는 14일 제275회 2차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인천시가 '재의'를 요구한 '인천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개정조례안'을 재의결했다. 찬반 투표결과 재적의원 30명 모두가 찬성표를 던졌다. 재의를 요구할만한 상황이 흔하지도 않지만, 투표결과만 놓고 보면 시 집행부와 시의회가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천시로서는 마지막 카드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만 남겨두게 됐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장은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될 시 재의결된 20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논란의 개정안은 인천 지하도상가의 양도·양수와 전대(재임차) 유예기간을 최대 5년까지 늘리는 것과, 행정재산으로 분류된 지하도상가의 용도를 폐지해 이를 매각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2019년에 관련 조례를 개정해 지하도상가의 전대 금지를 2년간 유예(2022년 1월 31일까지)한 것을 이번에 시의회가 유예기간을 3년 더 연장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상위법 위배 논란에 휩싸여있다. 인천시는 행정안전부 질의를 통해 이 개정안이 '행정재산을 대부·매각·교환·양여·신탁할 수 없고 개인 권리를 설정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위반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한 지하도상가는 관련법상 '지하도로'인데, 지하도로는 도시계획시설이어서 행정재산으로 분류되며, 이를 매각이 가능한 일반재산으로 변경하기 위해선 국회서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가 이러한 이유로 시의회에 개정안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지만, 시의회는 3400개에 달하는 점포 상인들의 생존권이 달린 만큼 재의결로 법의 판단을 받아보자며 끝내 개정안 통과를 강행했다. 인천시로서도 재의 요구가 묵살된 만큼 대법원 제소를 통해 위법 여부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판결이 나와 봐야 수년간 지속돼온 지하도상가 '불법 전대' 문제도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 문제는 인천시의 지하도상가 관리 허점에서 비롯됐다. 시는 2002년 지하도상가 관리운영 조례를 만들면서 상가운영법인 등 민간의 시설 개보수를 승인하고 투입비용에 따라 사용기간 수의계약 연장과 전매·전대까지 허용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지하도상가의 전대를 허용한 곳은 인천시가 유일했다.
그러다 2006년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정으로 행정재산 전대가 금지됐고, 인천시의 조례 개정이 필요했지만 상인들의 반발과 이를 눈치보는 시의회의 반대 등으로 시간만 끌어오다 2019년 감사원 감사가 있은 후에야 조례 개정에 착수했다.
당시 감사원 감사 결과, 인천의 14개 지하도상가 점포 3579곳 중 74%인 2653곳이 전대 점포였다. 또 시에 납부하는 연간 사용료(198만원)의 12배에 달하는 임대료를 받고 점포당 평균 4억원이 넘는 권리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지하도상가연합회는 상인들이 개보수 공사비, 상가관리비용, 시설현대화 사업비를 부담한 만큼 다른 지역 지하상가와 차이가 있다며 일정부분 기득권 보장를 요구하고 있지만 상위법을 위반해가면서까지 인천시가 두번의 전대 유예기간을 연장해주기란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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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상인들을 달래고자 인천시·시의회·전문가 등이 함께한 '인천지하도상가 상생협의회'가 1년간 운영되고도 이렇다할 성과없이 해체된 터라, 대법원이 개정안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릴 경우 그때는 또 어떤식으로 상인들을 설득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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