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정말 속 터지네요" 방역패스 시행 첫날…손님도 식당도 모두 '혼란'
일일 확진자 연일 6~7천명대…정부, 식당·카페 '방역패스' 확인 의무화
자영업자 "일하기 너무 힘들다" 토로
계도기간 끝난 방역패스 첫날, 이용자 몰려 QR 코드 '먹통'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사람 몰릴 때가 걱정입니다. 체온 체크, 안심콜, 접종 확인까지 해야하니 장사하기 힘드네요."
식당·카페 등을 이용하기 위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제출 의무화 첫날인 13일, 현장에서는 백신 접종 확인을 둘러싼 혼란은 물론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애플리케이션(앱)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자영업자와 손님 모두 큰 혼란을 겪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먹자골목 일대에서 만난 국밥집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정부가 해야한다고 해서 QR코드 찍기 위한 공기계도, 체온계도 다 내 돈 들여 샀다. 이제는 방역패스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니 장사하기 점점 어려워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이어 "점심 장사처럼 사람이 한꺼번에 많이 몰릴 때가 걱정된다"며 "60~70대 손님들은 스마트폰을 안 쓰시는 분들도 있고, 있다 하더라도 방역패스나 앱 그런 걸 잘 모르시는 경우가 있는데 직원들이 한분 한분 도와줘야 하다보니 손품이 많이 든다. 어쩌다 확인 안 되시는 손님과는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50대 A씨도 사정은 비슷했다. A씨는 "안 그래도 손님 줄어서 답답한 상황인데 방역패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보니까 사업주는 과태료가 최대 300만원이던데 부담이 너무 크다. 손님들 들어오시면 체온 재달라, 안심콜 전화해달라하는 것도 버거웠는데 이제 백신 접종서까지 보여달라고 해야하니까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이 겹치면서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연일 6~7천명대를 기록하고, 위중증 환자도 급증하자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내놨다.
지난 6일부터 일주일 간 계도기간을 거쳐 방역패스 적용 대상 시설을 식당·카페, 학원, 독서실, 영화관, 공연장, 스터디카페, 멀티방, PC방, 실내 경기장, 박물관, 미술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안마소 등으로 확대했다. 이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증명서나 음성확인서를 제시해야한다. 또 사업장은 수기명부가 허용되지 않고, 전자출입명부와 안심콜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방역패스 도입이 본격화 된 13일부터 방역패스를 확인받지 않고 식당·카페 등에 입장한 이용자는 10만원의 과태료가, 이를 확인하지 않는 사업주는 1회에 150만원 2회 이상 위반하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영업정지 일수도 위반 횟수에 따라 20일(2차), 3개월(3차)로 늘어나다가 폐쇄명령(4차)까지 받을 수 있다.
이번 계도기간 중 새롭게 방역패스를 적용받게 된 업장에서는 백신 접종을 확인해야하는 등 업무가 가중돼 혼선을 빚기도 했다. 특히 식당·카페와 같은 필수 이용시설까지 접종 확인이 의무화되면서 이용자와 사용자 모두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영등포역 근처 카페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B(21)씨도 "확진자가 최근에 7천명씩 나오고 하니까 방역패스가 필요하기는 하다"면서도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 돼서 직원 줄였다. 그래서 보통 혼자 일할 때가 많은데 사람이 몰릴 때 검사하고, 주문받고, 음료 만들고, 치우고 어떻게 하나. 또 장사도 안 되는데 백신 안 맞았다고 손님 그냥 돌려 보내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오전 11시40분께부터 쿠브 앱이 작동하지 않아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쿠브는 질병관리청이 관리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이다. 이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쿠브 앱 접속 장애로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누리꾼 C씨는 "점심 먹으려는데 쿠브가 먹통이 됐다"며 "근데 가게에서는 접종 확인이 안 되면 입장 불가라고 해서 결국 점심 못 먹었다"고 토로했다.
쿠브 앱이 접속 장애를 겪자 일단 손님부터 받는 가게도 있었다. 영등포역 근처에서 개인 카페 매장을 운영하는 50대 D씨는 "과태료 걱정도 되지만 손님 여럿이 인증 오류가 났는데 다 돌려보낼 수도 없고 해서 우선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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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오류 등 불편이 이어지자 방역 당국은 이날(13일)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고, 과태료 부과 시점을 하루 연기해 오늘(14일) 0시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갑작스러운 접속 부하로 전자출입명부나 쿠브 앱 이용에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사과 말씀드립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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