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 27개 중 유일한 유료도로인 일산대교가 드디어 무료화 되었다. 2008년 5월 개통한 일산대교는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재정으로 건설과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 ‘국가지원지방도’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돈을 지불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황당한 상황이 산천이 두번 바꿔도 지속된 것이다. 그동안 국민연금공단의 불성실한 대응과 최근 일각의 악의적인 여론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김포, 파주, 고양 등 지역 시민사회 및 정치인들의 노력에 더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뚝심이 이루어낸 놀라운 성과이다.
대체가능한 도로가 인근에 없는 상황에서 일산대교는 고양, 김포, 파주 등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기본 이동권을 확보를 위해 애초에 무료도로로 추진했어야 했다. 그런데 2002년 당시 정부와 경기도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일산대교를 민간투자사업으로 무리하게 진행하여 지역주민 차별 논란을 키워 온 것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이다.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82%가 일산대교 통행료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92%가 통행료 인하 또는 무료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일산대교의 유일한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공적기관이라 하더라도 연 8%의 이자로 지역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은 주는 것 또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85%를 차지하였다.
이러한 시민 대다수의 분명한 요구와는 별개로 일산대교 무료화는 본질적으로 크게 3가지 법제도적 정당성을 가진다. 첫째, 일산대교는 유료도로가 될 수 없다. 유로도로법 제4조에서는 유로도로 지정의 두가지 요건으로 ① 통행자의 현저한 이익과 ② 다른 대체도로의 존재를 규정하고 있다. 물론 고속도로, 관광도로, 섬 연결로 등의 예외조항을 두고는 있으나 이들 모두 일산대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 같은 법률상의 규정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국가에서 수립하는 각종 법정 도로계획들에서도 지역간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간선축 기능의 공공도로 개설은 국가의 의무로 설정하고 있다. 둘째, 비상식적으로 높은 사업수익률이다. 과거 금리를 바탕으로 일산대교를 현재 민자사업 구조로 추진한 것과 지방채를 발행하여 재정사업으로 했을 경우 이자비용을 비교해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자금 재조달을 시행했던 2009년 기준으로 일산대교의 총 차입금 1,932억원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면 30년간 3,462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반면에 전액 지방채를 발행하는 방식(2008년 당시 20년 만기 국고채권 금리와 2009년 이후 10년 만기 국채 10년치 평균 금리 적용)으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게 되면 이자비용이 1,763억원으로 산정되어 1,699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1인 주주로 구성된 일산대교(주)가 셀프차입을 하고 있다. 관련 법률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1인 주주로부터 고이율로 자금을 조달(셀프차입)하는 것은 ‘상법상 선과 및 충실 의무 위반’, ‘형법상 업무상 배임’, ‘공정거래법상 부당행위’ 등 법적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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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권 보장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국민은 누구든지 경제·지역·지위·신체에 관계없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산대교는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국가가 무상으로 제공해야 하는 기본 도로이어야 한다. 김포, 파주, 일산 등 인접 지역 뿐만 아니라 수도권 주민 모두가 일상적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필수적인 기초 생활인프라이기 때문이다. 1994년 법제화이후 그동안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국민 교통기본권 실현을 위한 기초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사회경제적 편익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또한 한정된 재정 여건을 보완하면서 교통인프라에 대규모 재원이 투입됨으로 인해 경제 활성화를 이룬 부분은 특별히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체이용시설이 없어 반드시 무상으로 공급해야하는 기본 도로들까지 정부와 지자체가 채무 회피 목적으로 유로도로화 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나서서 첫 단추부터 다시 제대로 끼워야 한다. 공정이 핵심 가치인 이 시대의 국가 의무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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