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르만 로맨스' 김희원 "솔직히 다 귀찮아, 예능은 편집의 힘"(종합)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캠핑을 아주 싫어해요. 종일 밖에 있으면 피곤하잖아요. 그런데 예능을 좋아해 주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하기 싫다면 또 싫어하겠구나, 그러고서 반은 끌려왔어요."
솔직한 입담은 여전했다. 예능과 영화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배우 김희원은 담담히 말했다. '방탄유리 아저씨'라 불린 그는 11년간 부지런히 달렸고, '멜로 배우'·'예능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김희원은 12일 오전 진행된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 인터뷰에서 "더 나이 들기 전에 '너는 내 운명'(2005) 같은 정통 멜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다.
감독으로 변신한 배우 조은지가 단편영화 '2박 3일'을 통해 제16회 미장센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후 선보이는 첫 장편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김희원은 "조은지 감독과 예전에 상대 배우로 연기한 적이 있다. 호흡을 맞추다 '대사가 다 끝난 거냐'고 묻더라. 대사처럼 안 해서 당황스러웠다는 것이다"라며 "처음 만났지만 연기에 관한 생각이 나와 비슷하다는 걸 알았다. 이후 몇 년 만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혹시 그거 때문에 그런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희원은 극 중 7년째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 분)의 친한 친구이자, 출판사 오픈마인드 대표 순모로 분한다.
대본을 받고 '프랑스 예술 영화'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떠올린 그는 "전혀 코미디 같지 않았다. 무겁지만 위트 있는 느낌이 독특했다. 조은지 감독이 굉장히 밝게 만들겠다고 해서 믿음이 갔다"며 "정통 멜로를 하고 싶었지만 '에이 해야겠다' 했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나이 들기 전에 정통 멜로에도 도전하고 싶은데 아무도 안 시켜준다"며 "전도연, 황정민 주연의 '너는 내 운명' 같은 작품이나, 액션 속 진한 멜로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김희원이 연기한 순모는 류승룡이 연기한 현의 전 부인 미애(오나라 분)와 비밀 연애 중이다. 순모와 미애는 친구, 전 남편 몰래 만나며 알콩달콩한다.
실제 김희원은 친구 몰래 만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순모는 가능하지만 저는 아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친구한테 다 이야기하고, 만약 안 된다고 하면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나중에 드러나며 난리 나지 않겠냐. 모두 떠나면 감당할 자신이 없다. 둘 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절친한 친구로 호흡을 맞춘 류승룡에 대해 김희원은 "평소 '아재 개그'를 자주 하는데 깊이가 있다. 연기를 30년 넘게 하면서 깨달음이 많은 배우라고 느꼈다. 굉장히 가정적이고 마음도 넓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좋은 사람들이 만들어서 그런지 영화가 따뜻하게 나왔다"며 "조은지 감독도 남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고 눈치 보는 스타일이다. 배우들이 다들 착하니까 영화도 그렇게 나온 게 아닐까. 좋은 사람들과 작업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희원에게는 여러 얼굴이 있다. 일명 '방탄유리 아저씨'라 불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 '아저씨'(2010) 속 만석, tvN 예능 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에서의 소탈한 얼굴, '장르만 로맨스'에서 섬세하고 소심하면서 귀여운 순모까지. 여러 얼굴 중 마음에 드는 모습을 물었다.
"'아저씨'의 나쁜 역할은 마음에 안 든다. (웃음) 사실 '바퀴 달린 집'도 제 본 모습은 아닌 거 같다. 저는 늘 짜증 나 있다. 말은 안 하는데 늘 짜증이 난다. 즐거운 일도 별로 없고 뭐 귀찮다. 솔직히 그게 제 90% 모습 같고, 나머지는 오해다. 하하. 소탈한 것도 잘 모르겠다. 제작진이 편집을 잘 해주셔서 그렇게 비친 거 같다."
그러면서 김희원은 "속에 있는 말 다 하면 밥줄 끊긴다. 사실 요즘 행복한 일도 없고, 귀찮고 짜증 난다"며 솔직한 입담으로 웃음을 줬다.
2020년 6월 출발한 예능 '바퀴 달린 집'은 시즌 3을 맞으며 순항 중이다. 배우 성동일과 함께 고정으로 출연 중인 김희원은 "한 번 하고 말 줄 알았다"며 웃었다.
"사실 캠핑을 정말 싫어한다. 밖에 종일 있으면 피곤하지 않냐. 바람을 막아주고 땅이 반듯할 때 행복하더라. 예능도 잘 안 맞는 거 같은데 잘 봐주셔서 시즌3까지 왔다. 사실 반은 끌려왔다. 하하."
처음 김희원과 인터뷰로 마주 앉았을 때를 기억한다. 작품 속 강렬한 인상 탓에 걱정했는데 마치 언니처럼 섬세한 모습에 놀랐다.
그는 "실제로는 섬세한 성격이다. 초딩 입맛에 지저분한 것도 못 참는다. 그날 했던 이야기를 종일 생각하거나, 그날 만났던 사람들의 기분이 어땠을지 밤에 생각하며 '내가 왜 바보 같을까' 하는 편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연애할 때는 다르다고 말한 김희원은 "우는 내 모습에 화가 나서 울지 않으려 하는 편"이라며 "솔직한 편이다. 완전히 솔직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상대를 기만하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김희원은 '장르만 로맨스'가 '위드코로나'의 포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어제 백신접종관에서 영화를 봤는데, 팝콘도 먹을 수 있더라. 각자 방역 지침을 잘 지키면서 영화를 보길 바란다. 영화를 본 관객 중에 확진자가 한 명도 안 나온다면 극장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겠냐. 우리 영화가 그렇게 되길 바란다"며 "국내 영화시장이 다 죽었는데, 앞으로 좋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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