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생명이야기]<225> 항암식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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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건강에 좋다는 음식이나 영양소가 참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는 암환자들의 관심을 끄는 항암식품들도 꽤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플 때 한약을 달여 먹었던 오랜 전통이 있어 암에 걸렸을 때도 어떤 음식이나 약초를 먹으면 나을 거라는 기대를 하기 쉬운데, 최근에도 암환자가 어떤 식품이나 약초를 먹고 암이 나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대체로 사람들은 항암식품을 먹으면 바로 이 식품이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과연 항암식품으로 알려진 마늘이나 토마토, 브로컬리와 같은 식품에 들어있는 어떤 성분이 암세포를 직접 죽일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의 믿음과 달리 지금까지 어떤 연구에서도 음식에 들어있는 어떤 성분이 정상세포에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암세포만을 죽여 암을 낫게 한다고 입증된 적은 없다. 만일 항암식품에서 그런 성분이 확인되었다면, 제약회사들은 벌써 그런 성분만을 추출해서 암을 치료하는 특효약으로 만들었을 것이고, 암은 벌써 무서운 질병의 자리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항암식품이 암세포를 직접 죽이지 못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항암식품을 열심히 찾아 먹고 있는데, 항암식품을 먹으면,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기며, 항암식품을 먹은 덕분에 암이 나았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의 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이 일하는 방식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으면, 음식에 들어있는 영양소가 몸 안에서 직접 어떤 일을 하지는 않으며, 몸에서 소화, 흡수되어 수동적으로 재료로 활용된다.


우리 몸은 이렇게 영양소를 흡수한 다음, 세포 안에서 일부는 태워 에너지로 사용하고, 일부는 이들을 재료로 사용하여 몸에서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데, 몸에서 필요한 일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각각의 일을 수행할 물질의 종류도 대단히 많아서 이러한 물질들을 만들어 줄 설계도이며 프로그램인 유전자가 모든 세포에 2만 개 이상이나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음식을 먹으면 음식에 들어있는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을 잘게 분해해 줄 소화효소들을 각각 만들어야 하고,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면 이를 낮추어 줄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몸 안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오거나 암세포가 생기면 이를 제거해 줄 물질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이처럼 많은 유전자가 필요하며, 유전자의 프로그램에 따라 필요한 물질들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소화하여 흡수한 영양소들을 재료로 사용하여 유전자의 프로그램에 따라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우리 몸의 일하는 방식에서 살펴보면, 항암식품의 역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암 예방 차원에서 살펴보자.


암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매우 중요한 물질 가운데 항산화제가 있다. 우리 몸에서는 담배연기나 방사선과 같은 오염물질에 노출될 때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신진대사 과정에서도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 활성산소는 한편으로는 세포를 손상시켜 암이나 심혈관질환과 같은 각종 질병의 원인도 되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항산화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항산화제의 일부는 간에서 만들어지는데, 그 양이 충분하지 못하므로 항산화제가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여 보충하여야 하는데, 항산화제의 종류는 수천 가지로 추정할 정도로 종류가 많고, 종류에 따라 기능이 다르므로 다양한 항산화제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의 치유 차원에서는 우리 몸에서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역할은 하는 T세포와 같은 면역세포의 활동을 살펴보아야 한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잘 제거하기 위해서는 암세포를 죽이는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켜져서 암세포를 죽이는 물질을 만들어야 하며, 이 때 필요한 영양소를 잘 공급해 주는 것과 유전자가 잘 켜지는 것이 중요한데, 면역력이 높다는 것은 바로 이런 상태를 뜻한다.


암 예방의 차원에서 보면, 항암식품으로 알려진 식품들은 대부분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있어 활성산소를 줄일 것이므로 암 예방에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항산화제의 종류가 매우 많고, 식물성 식품에 폭넓게 들어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식품들을 너무 많이 먹는 편식보다는, 과일과 채소, 곡물과 같은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골고루 통째로 충분히 먹는 것이 훨씬 좋다.


암 치유의 차원에서는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항암식품의 어떤 성분이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암 예방을 위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항암식품을 많이 먹는 것보다는, 과일과 채소, 곡물과 같은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골고루 통째로 충분히 먹되, 설탕이나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소금, 알콜을 제한하는(생명이야기 33편) 것이 더 좋다.


아울러 만들어지는 암세포를 잘 죽여 암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을 재료로 사용하여 이러한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들의 스위치, 곧 생명스위치가 잘 켜져야 하므로 유전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친생명적인 생활’을 하여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뉴스타트(NEWSTART : 6편 참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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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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