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어 기후위기…中, 유엔기후변화협약 불참
깊어지는 美中 갈등…냉전 다시 시작되고 있어
체제 경쟁은 문명 쇠퇴로…패권 경쟁보다 탄소배출 중요

[이명호의 미래당겨보기]인류의 위기 ‘기후변화’와 美中 패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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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인류는 또 다른 위기인 기후변화를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으며 또 다른 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이제 기후변화는 나중의 일로 미뤄둘 수 없게 됐다. 200여개 국가 정상들이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회의를 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대책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30년 넘게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논의와 협력이 진행됐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수십 년에 걸친 과학적 실측에 따르면 1850년 산업혁명 이후 200년도 안되는 사이에 지구 기온이 1도 상승한 배경에는 화석연료 사용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로 드러났다. 현재 추세라면 2040년에는 산업혁명 이전 시기 대비 지구 기온이 1.5도 상승한다. 이번 세기 말에는 상승폭이 2.6도에 달해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을 맞이할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 1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정상의 불참이 이목을 끌었다. 중국이 코로나19 진원국이라는 시선과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는 사실이 불참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최근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참 원인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국제적인 압박에 대한 중국 정부의 항의로 봐야 한다. 이 항의는 향후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고한다. 미·중 갈등이 우리나라가 포함된 동북아시아를 비롯해 세계적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세계 전략 구도에서 성장했다. 미국은 과거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라는 대결 구도에서 소련을 고립시키고 압박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가장 중요한 전략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과 중국의 사이를 갈라 놓은 것이었다.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경제 동력이 취약해진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을 내세우며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에 진입하기를 원했다. 중국은 결국 1979년 미국과 공식 수교를 맺었다. 중국은 수교 후 미국의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이며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했다. 미국은 값싼 중국산 물건을 수입해 더욱 풍족한 소비 생활을 즐겼다. 투자자들은 시장이 커지며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국 내 노동집약적인 경공업과 제조업은 경쟁력을 잃고 많은 실업자가 발생했다. 공업 도시들이 쇠락하는 고통도 겪었다. 미국 제조업의 쇠퇴는 단순히 고임금 업종에 밀린 경쟁력 하락이 아닌 이 같은 국제 전략 속에서 발생했다. 미국의 전략적 구도대로 고립된 소련은 과도한 국방비 지출로 경제력을 상실해 1991년 붕괴했다.


미·중 수교와 중국의 개혁·개방 후 약 4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의 경제적 성장을 이뤘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08년 미국의 31% 수준에 불과했다. 이후 약 10년 만에 GDP 수준을 미국 대비 70%까지 끌어올리며 명실상부한 주요 2개국(G2) 국가가 되었다. 중국의 산업 구조도 경공업, 중공업에 이어 첨단산업으로 이동하며 미국과 경쟁하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2030년에는 중국이 미국의 경제 규모를 넘어 G1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군사력도 2050년쯤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압도적인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세계 질서를 주도하던 미국의 지위가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소련을 꺾기 위해 중국과 협력했던 미국이 이제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진 미국은 이제 우방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혼자 싸우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전략을 우방을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까지 대중국 견제에 끌어들이고 있다. 이 와중에 기후변화 회의 COP26에 동반 불참한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는 미국의 전략에 맞서 다시 중국과 러시아가 협력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소련의 붕괴로 종식됐던 냉전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냉전은 1950년대 이후 인류에게 비극이었다. 체제 경쟁은 선의의 스포츠 경쟁이 아닌 인류애의 쇠퇴, 살육의 정당화로 이어졌을 뿐이다. 체제를 내세우기 위한 경제력 경쟁은 국민의 경제생활 향상이 아닌 과장된 국력, 군사력 경쟁과 내부의 사상 통제로 이어져 인류 문명의 쇠퇴를 가져왔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국가 간, 국가 내 갈등은 이념 분쟁으로 전환돼 끝없는 내전과 전쟁으로 이어졌다. 같은 이념을 가지고 있으면 국민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독재정권에도 정당성을 부여했다. 소련은 결국 체제 경쟁 속에서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경제를 통제하고 국민을 감시하다가 국력의 쇠퇴로 붕괴했다. 이후 미국과 중국의 경제 협력은 평화로운 시기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인구 대국인 중국의 성장은 전 인류의 삶을 개선했다. 전 세계가 값싼 소비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풍족한 소비생활은 지구온난화를 가속시켰고 중국은 탄소배출 1위 국가가 됐다.


기후변화가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대립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인류가 바라는 건 누가 힘센 국가인지 경쟁하는 게 아니다. 인류는 누가 더 탄소배출을 줄여 지구를 위기에서 구할 국가인지를 보고 싶어 한다. 인류는 힘센 국가가 아닌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앞장서는 국가를 존경하고 따른다는 점에 각국 지도자들은 동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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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사)미래학회 부회장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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