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먹고살기도 힘든데"…물가 이어 대출금리 고공행진에 시민들 '한숨'
무섭게 오르는 대출금리, 이미 5%대 중반
10월 소비자물가 3.2%↑…9년 9개월 만에 최고치
시민들 "팍팍해지는 삶…힘들다"
전문가 "금리 계속 오르면 금융 취약계층 부담 더욱 커질 것"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대출금리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고, 서민들 죽으라는 겁니까."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하루 만에 0.2%포인트 상승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내 집 마련 등을 위해 대출받았던 '영끌족'(영혼까지 끌어서 투자)의 시름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 앞으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물가까지 오르자 시민들은 팍팍해진 생계에 우울감을 느끼며 자조 섞인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각에서는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함께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맞물리면서 은행 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1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31~4.814% 수준을 기록했다. 8월 말(2.62∼4.19%)과 비교해 두 달 사이 하단과 상단이 각 0.69%포인트, 0.624%포인트 오른 셈이다.
변동금리가 아닌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의 상승 폭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혼합형의 경우 연 2.92~4.42%였던 금리가 연 3.97~5.377%로 최대 5%대 초중반까지 치솟았다. 상·하단이 각각 0.957% 포인트, 1.050% 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면 주담대 금리는 연내 6%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들이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가산금리를 계속 높이고 우대금리를 축소할 경우, 실제 대출자들이 체감하는 금리 인상 폭은 더욱 가파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도 서민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대출금리가 오른 만큼 예금 금리도 함께 올라야 하는 거 아니냐. 예금 금리는 제자리인데 너무한 것 같다"며 "팍팍한 세상이 됐다. 금리나 물가가 오른 만큼 월급도 올랐으면 모르겠는데,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30대 회사원 이모씨도 "대출이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고, 물가도 따라 올라가고 있다. 서민들만 죽어나는 거다. 집 안 샀더니 폭등해서 '벼락거지' 신세가 되고, 이제 전셋값도 폭등하고 금리까지 올라서 결국 우리 같은 서민들만 피눈물 흘리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금융당국은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과 관련해 "앞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런 시대가 계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보험업계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최근에 금리가 많이 오르고 있는데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그것이 또 반영이 돼 대출금리에도 반영이 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더 벌어지는 일들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서민·취약계층의 금리 부담 문제에 대해 금융위에서 만드는 여러 가지 대책들이 있고 이미 발표한 것들도 많다"며 "정책 서민금융 이런 쪽에 대해서 더 많이 신경을 쓰고 하면서 대응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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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금리가 오르면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다. '영끌족' 또한 마찬가지"라며 "주택금융은 일반 금융과 다르게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 현금이 없는 사람을 배려해 주는 게 주택금융의 핵심인데, 이런 주택금융을 일반 금융처럼 다루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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