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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에 광주·전남 반발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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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전남도 '조기 게양·분향소 설치' 안 키로

민주당·정의당·오월단체·시민단체 등 유감 표명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한 가운데 2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이 조문하고있다./사진공동취재단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한 가운데 2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이 조문하고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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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결정되면서 광주·전남 각계각층에서 일제히 유감을 표명했다.


광주광역시와 전남도는 '조기 게양'과 '분향소 설치'를 거부했으며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은 27일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예우와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형배·송갑석·윤영덕·이병훈·이용빈·이형석·조오섭 의원은 "노태우는 5·18 학살의 주범 중 한명일 뿐이다"며 "진심어린 사죄와 참회가 없는 학살 책임자를 국가장으로 예우하면 후손들에게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을 찬양하는 대선후보도 있으며 아직도 5·18을 조롱하는데, 이는 전두환·노태우의 제대로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노태우의 국가장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5·18기념재단과 오월3단체(민주유공자유족회·민주화운동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키고 5·18 당시 광주 시민 학살의 공범, 내란죄,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17년 형과 추징금 2600억여 원을 선고받은 죄인의 장례 비용이 국고로 부담된다"며 "한 사람의 죽음을 조용히 애도하면 될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는 국가의 헌법을 파괴한 죄인에게 국가의 이름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신군부 실세로서 자신 또한 책임이 무거운 1980년 5월 학살에 그는 광주 시민과 국민에게 단 한번도 직접 사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2011년 펴낸 회고록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광주 시민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된 것이 사태의 원인이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며 "국민 통합, 화해와 용서는 온전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가능하다. 학살자들은 시민들에게 사과한 적 없고, 우리 시민들 또한 사과받은 적 없다"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국가장 결정을 취소하라는 성명을 통해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내란 또는 외환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에 대해 국가장으로 예우를 하는 것은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면서 "고인이 전두환 씨와 함께 국가 내란을 주도하고 5.18 광주학살을 자행했음은 사법적으로 실증된 역사적 실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전두환 씨에게도 똑같은 잣대로 판단할 것인가? 정부의 이번 결정은 유죄 판결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한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씨에 대한 전례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되물었다.


광주시민사회단체협의회도 "노태우씨가 국가장의 대상자가 되는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인지 문재인 정부에 묻고 싶다"며 "진실을 왜곡하고 끝내 참회하지 않은 학살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전교조 광주지부와 5·18민중항쟁행사기념위원회도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예우를 취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장례 기간 동안 조기 게양과 분향소 설치를 거부했다.


국가장법에는 국가장 기간에는 조기를 게양해야 하고 분향소는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시·도는 5·18 피해자 분들과 시·도민 정서 등을 감안해 조기를 게양하지 않고 분향소도 설치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한편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다만 국립묘지 안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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