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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스 부족 사태' 와중에 맞이하는 겨울…고달픈 서민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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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 공급 부족으로 LNG 가격 상승
본격 한파 시작과 맞물려…서민층 부담 증가
전문가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줄여야"

한파가 찾아온 지난 2019년 2월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햇빛이 드는 골목길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파가 찾아온 지난 2019년 2월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햇빛이 드는 골목길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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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최근 최저기온이 한 자릿수까지 내려가는 등, 본격적으로 한파가 닥칠 조짐을 보이면서 서민층의 난방 비용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겨울은 전세계적인 가스 부족 사태 도중에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가스 수입 물가가 높아지면 그만큼 난방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서민층의 생활고가 깊어질 위험이 있다. 전문가는 정부의 에너지 복지 정책에서 소외되는 사각지대 가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기상청은 서울을 포함한 국내 곳곳에 올해 첫 한파주의보를 내렸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이거나, 평년 평균값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날 이후로도 최근까지 최저기온이 3~6도 등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갑작스럽게 온도가 떨어지면서 이번 겨울 난방 비용에 대한 걱정도 늘고 있다.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도시 난방의 대표적 원료인 '천연가스'가 전세계적으로 부족하다는 데 있다. 한국도시가스공사는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는데, 수입 물가가 겨울 내내 높으면 요금 인상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전세계적 공급 부족…치솟는 가스 가격


영국의 금융 전문 매체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 유럽의 도매용 천연가스 가격은 하루 사이 최고 18% 급등했다. 대표적인 천연가스 선물 거래 시장인 네덜란드 TTF거래소는 메가와트(MWH)당 천연가스 가격이 기존 89유로(약 12만2000원)에서 100유로(약 13만7000원)까지 도달했다.

가스 가격 불안정은 국내 난방 비용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에선 한국도시가스공사가 액화천연가스(LNG) 형태로 가스를 구매하는데, 수입 가격이 계속 높아지면 가스 공사 또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 금융 매체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한국·일본향 LNG 가격은 34달러(약 4만원)까지 상승했다.


천연가스 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중국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 사진=연합뉴스

천연가스 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중국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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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측은 이미 최근 가스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15일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적정한 규모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작년 7월 이후부터 현재 사이 국제 LNG 가격, 원유 가격, 스팟 가격이 모두 상승했으므로, 물가당국의 고충도 이해하나 원가 부담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의 요금 인상을 허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에너지 취약계층' 피해 우려 커져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스 가격이 불안정하다 보니, 겨울 난방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소득의 상당 수준을 에너지에 할애해야 하는 '에너지 취약계층'의 경우 피해는 더 클 수 있다.


에너지 취약계층은 적정 수준의 에너지 소비를 감당할 경제적 여력이 안 되는 가구를 의미하는 말로, 국내에서는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가구가 해당된다. 대부분의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이 여기에 포함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약 146만가구에 달한다. 이들 중 대부분이 겨울철 난방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시내에서 난방을 위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시내에서 난방을 위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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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에너지 취약계층 가구 중 약 30%에 해당하는 44만가구가 노인가구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겨울철 한랭질환에 특히 취약한 연령대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겨울철 한파로 총 190명의 환자가 발생, 지난해 같은 기간(149명) 대비 30%가량 많았다.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줄여야"


정부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를 발급해 지원하고 있다. 에너지 바우처는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 등 난방 수단을 구매할 수 있는 이용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에너지바우처 정책에 1139억원의 예산을 책정, 에너지 취약계층으로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전문가는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정부 지원 혜택에서 소외되는 가구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에너지시민연대 측은 "취약 계층 중에는 수혜 받는 복지제도에 대해 정확히 모르거나, 수혜를 받고 있음에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에너지 바우처 등 에너지 복지제도에 대한 취약 계층의 인지 경로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73%에 달할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의 현장 에너지 복지 전담 인력이 없다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며 "올바른 정보 전달 및 지원 안내를 위해 인력 충원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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