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11일 소환 앞두고 로비 정황 확인
警 영장반려 며칠 만 직접 나서 갈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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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검찰이 최근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에 대한 계좌 추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소환 조사를 앞두고 그의 각종 로비 정황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앞서 경찰의 계좌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반려한 뒤 며칠 만에 진행하는 수사란 점에서 대장동 수사를 둘러싼 검·경 신경전이 표면 위로 드러났다는 시선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을 분석해 화천대유에 대한 계좌 추적에 착수했다. 녹취록에는 김씨 등이 정치인과 법조인,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정관계 로비 명목으로 350억원을 사용했다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팀은 그동안 여야 정치인과 법조인, 성남시의회,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로비자금이 전달됐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봐왔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 계좌 추적이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는 김씨를 겨냥한 수사에 속도가 붙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앞서 수사팀은 전날 오후 김씨에게 11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수사팀은 김씨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이번 계좌 추적 결과를 토대로 녹취록 속 각종 로비 정황을 집중 추궁할 계획할 것으로 보인다. 녹취록에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딸에게도 50억원을 성과급으로 주기로 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져, 조사 결과에 따라선 법조 게이트로 수사 범위가 확산될 수 있다.


녹취록에는 당시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수사팀은 이 돈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손을 떼는 데 있어 시의회 등의 협조가 필수적이란 판단 아래 건네진 금품 로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대장동 의혹이 법조 게이트인 동시에 토건 비리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다. 수사팀은 김씨를 상대로 이 부분에 대해서 확인할 계획이다.

다만 법조계에선 이번 계좌 추적과 관련, 대장동 수사를 둘러싼 검·경 갈등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검찰은 앞서 경찰의 대장동 의혹 관련 계좌 압수수색 영장 신청에 대해 보완 수사를 요구하며 반려한 바 있다. 당시 경찰 일각에선 서울중앙지검과 경기남부경찰청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각자 수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검찰이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경찰이 영장 내 적시한 내용과 이번 검찰의 계좌 추적 범위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영장 반려 뒤 불과 며칠 만에 검찰이 직접 계좌 추적에 나섰다는 사실 만으로도 경찰내 불만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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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앞선 2015년 대장동 수사에서 남욱 변호사 등 관련자들을 무더기로 기소하고도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며 "검찰 입장에선 이번 대장동 수사로 당시 재판 결과를 만회하고 싶은 심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수원지검 특수부는 남 변호사 등을 대장동 개발사업 정·관계 로비 혐의로 2015년 구속기소했으나,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1·2심 재판부는 모두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남 변호사의 무죄를 확정한 2심 재판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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