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성격 등 무결점 AI 인간 '인기'
"결점없는 AI 모습이 여성 외모에 대한 선입견 강화한다" 지적도

한국 최초 가상 인플로언서 오로지./사진=오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 최초 가상 인플로언서 오로지./사진=오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성격도 좋고 활발하고 거기에 외모까지…우울해지네요."


인공지능(AI) 가상 인간은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제트(Z) 세대를 함께 부르는 말) 세대가 선호하는 외모, 긍정적인 성격까지 어디 하나 빠지지 않은 완벽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는 견해도 있다. 너무 완벽해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이다. 또 AI 인간의 신체적 특징이 이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여러 기업은 AI 인간을 홍보 모델로 이용하기 위해 자체 개발하거나, 이미 출시된 AI 인간들과 활발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AI 쇼호스트 루시,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의 AI 모델 오로지 등은 자사의 홍보 모델로 활동하거나 다른 기업의 홍보모델이 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들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AI 가상 인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직접 개설해 직업, 나이, 전공, 취미 등 자신을 설명하는 세계관을 통해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가면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사람과 같이 SNS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모습에 대중들은 큰 호응을 보낸다.


한국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인 오로지는 나이는 22살, 171cm의 서구적인 체형,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외모를 조합해서 만든 AI 가상 모델이다. 현재 5만4000여명의 팔로워들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고 있는 로지는 벌써 톱스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화장품, 자동차 광고는 물론 보험, 호텔, 한국관광공사의 홍보모델까지 맡은 바있다.


로지는 뒤늦게 자신이 AI 가상 인간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주목받았다. 로지가 AI 가상 인간인 것을 몰랐던 때의 로지 인스타그램의 댓글을 보면 팔로워들은 "화장법 알고 싶어요", "로지님 감기 조심하세요", "진짜 모델포스 넘치세요. 어떤 표정도, 자세도 너무 잘 어울리세요"라며 로지 사람으로 철석같이 믿었던 팔로워들이 대다수다.


발전된 기술로 인간의 모습을 흡사하게 재현한 AI 인간 로지는 화려한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고, 분위기가 좋은 곳에서 찍은 사진을 남기는 등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선망의 대상이 됐다.


한국 최초 가상 인플로언서 오로지./사진=오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 최초 가상 인플로언서 오로지./사진=오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많은 사람이 욕망하는 외모와 신체조건, 성격을 가진 AI 인간 출현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있다. 20대 직장인 A 씨는 "사실 요즘 SNS를 이용하는 시간이 적다. 현실이랑 그 안에 게시글들의 갭(차이)이 좀 크다는 게 실감 나서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라며 "안 그래도 SNS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완벽한 AI 가상 인간이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게 되면 젊은 세대는 그런 영향에 더 노출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AI 인간이 현실과 동떨어진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대 취업준비생 B 씨도 AI 인간을 보는 불편한 마음을 토로했다. B 씨 "가상 인간은 여러 전문가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스타일도, 몸매도 결점 하나를 찾을 수가 없다"라며 "AI 가상 인간은 대부분 여자인데 다 날씬하고 예쁜 외모를 소유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완벽한 인간 여성 모습에 대한 선입견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출시되는 AI 인간 모습이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외적 특징을 선별·조합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AI 인간이 완벽한 여성상을 보여주면서 여성 외모에 대한 선입견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D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8등신에 긴 다리를 가진 바비인형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도 어린 여자아이들이 거울에 자신의 몸을 비교해보거나 하는 현상이 나타났었다"라며 "AI 가상 인간도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했기 때문에 그들의 외모와 자신을 비교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인간이 가진 완벽한 모습을 계속 접하다 보면 획일적인 여성의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