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시장 '갑'은 쿠팡"…LG생건 등 대기업에 대한 쿠팡의 '우월적 지위' 인정한 공정위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이 납품업자에게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 온라인몰의 가격 인상과 자사 광고 강매 등의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제재를 결정했다. 쿠팡 측은 LG생활건강과 유한킴벌리 등의 대기업에 대해선 쿠팡이 '을'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공정위는 대기업이나 인기상품을 보유한 제조업체에게도 쿠팡이 '갑'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온라인도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처럼 유통업자에게 거래상의 지위가 있다고 본 첫 사례다.
19일 공정위는 쿠팡이 자사의 최저가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납품업자에게 ‘경쟁 온라인몰 가격을 올리라’고 요구하는 등의 경영간섭과 자사 광고 구매를 강제하고, 각종 판촉행사시의 제품 할인비용을 납품업자에게 전액 부담시켰다며 시정명령(통지명령 포함)과 함께 과징금 총 32억97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조홍선 공정위 유통정책관은 "이번 조치는 거래상 우월적 힘을 갖게 된 온라인 유통업자의 판매가격 인상 요구와 광고 강매 등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불공정거래행위를 포함한 다수의 법 위반행위를 적발하고 제재한 것"이라며 "특히 온라인 유통업자도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자와 마찬가지로 대기업 또는 인기 상품을 보유한 제조업체에 대한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쿠팡의 불공정행위를 포착해 2018년 2월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2019년 6월 LG생활건강이 쿠팡에게 '불공정행위를 당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탔다.
쟁점은 쿠팡이 대기업 제조업체과의 거래에서도 우월적 지위, 즉 '갑'의 지위 인정하느냐였다. 만약 쿠팡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제재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쿠팡을 갑이라고 판단했다. 조 정책관은 "예전에는 제조업체가 우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최근에는 유통업체로 이미 힘이 넘어간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보다는 온라인 유통업체의 지위가 더 크게 확보됐기 때문에 대기업 업체인 납품업체라 하더라도 그들에 대해서도 우월적 힘이 있다고 위원회가 인정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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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적어도 LG생건과 유한킴벌리, 한국P&G, 매일유업, 남양유업, 쿠첸, SK매직, 레고코리아 등 대기업에 대해서만은 쿠팡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 측은 "국내1위 생활용품 기업인 LG생건이 독점적 공급자 지위를 이용해 주요상품을 쿠팡에게 타유통업체 판매가격보다도 높은 가격으로 오랜 기간 공급을 해왔고 이에 대해 공급가 인하를 요청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며 "이러한 일부 재벌 대기업 제조업체의 가격 차별 행위가 사건의 본질이었음에도 쿠팡이 오히려 대기업 제조업체에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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