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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전셋값이 반전셋값 됐는데 주거안정이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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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갱신율로만 자화자찬하는 정부에 세입자 분노
전셋값 급등하고 집주인-세입자 갈등 심화
갱신 계약자도 "다음 계약이 더 걱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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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1년 전 전셋값이 이제 반전셋값이 돼버렸습니다. 월급 대부분이 대출금 이자에 월세로 나가는 데 주거안정이라니요?"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따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시장 안정’ 발언이 예상을 넘는 후폭풍을 낳고 있다. 전례 없는 전세난을 경험한 세입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전셋값 폭등은 물론 집주인-세입자 간 분쟁 증가, 전세의 월세화 등 각종 부작용을 외면한 정부의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홍 부총리가 지난해 7월 말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새 임대차법 성과를 발표한 이후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제도 시행 이후 전세난이 극심한데 홍 부총리가 "다수가 제도 시행의 혜택을 누렸음을 확인했다"며 홍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그 근거로 높아진 임대차 계약 갱신율을 제시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갱신율이 57.2%에서 77.7%로 약 20%포인트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 부총리의 발언은 신규계약 과정에서 전셋값 폭등을 경험한 세입자를 애써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실제로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해 7월 4억9992만원에서 지난 6월 6억2678만원으로 1년도 안 돼 1억2686만원 올랐다.

"1년 만에 전셋값이 반전셋값 됐는데 주거안정이라뇨?"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해 7월과 올해 실거래가 차이를 살펴보면 체감 전셋값 폭등은 더 두드러진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전용면적)는 8억5000만원에서 지난 5월 11억7000만원으로 3억2000만원 상승했고,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 84㎡는 9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12억원으로 2억8000만원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는 16억원에서 지난 1월 21억원을 경신했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A씨는 "내년 결혼을 앞두고 점찍어둔 아파트 전셋값이 4억원에서 6억원이 됐다"면서 "하반기 더 오를 게 무서워 미리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셋값 급등에 집 구할 돈도 부족한 게 현실인데 출산 장려 정책을 쏟아내면 무슨 소용이냐"며 분개했다.

정부가 ‘혜택을 입었다’고 주장한 갱신 계약자들도 임대차3법에 대한 반발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전셋값이 너무 올라 주거의 자유를 잃고 갱신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뿐더러 다음 계약 때 전셋값이 대폭 오를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전·월세 상한제로 5% 상한폭에 발이 묶였던 집주인들은 다음 계약 시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전셋값을 올려 부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심각한 전세 이중가격 현상을 보면 예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난해 한 차례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강남구 세입자 B씨는 "다음 4년도 못 올려 받을 테니 집주인은 계약이 끝나면 전셋값 올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계약 만기일이 시한폭탄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품귀에 임대료 급등 등으로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에게 고통의 시간인데 정부의 자화자찬이 너무 심하다"면서 "지금이라도 법의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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