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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메르켈과 만나 "나의 대단한 친구"…트럼프 때와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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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가을 퇴임 전 미 백악관서 마지막 美·獨 정상회담
트럼프 때 악화한 동맹 복원하고 中·러 공동 대응 천명
바이든, 메르켈에 만찬까지 대접하며 극진한 대우
'노르트 스트림-2' 송유관 사업에서 이견 노출…대중 견제도 온도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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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했다. 16년 간 집권하며 4명의 미국 대통령을 상대한 메르켈 총리가 가을 퇴임 전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이번 미국 방문 일정을 통해 양국 정상은 유대 관계를 재확인하고 대중 공조를 천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무역과 안보 문제 등에서 충돌하며 냉랭해졌던 양국 관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동맹 복원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유대 관계 강화와 중국·러시아 견제를 위한 공조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민주주의 수호 위해 맞서 싸울것…기후변화 대응 파트너십도 구축"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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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협력할 것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맹국 보호를 위해 독일과 함께 러시아의 적대적 행위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거론하며 "민주주의적 가치 수호를 위해 양국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민주주의 후퇴, 부패, 포퓰리즘 문제 등을 대응하기 위한 동맹 관계가 구축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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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국은 회담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미·독 기후 및 에너지 파트너십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양국은 2030 이전까지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한다는 파리기후협약을 준수하기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러한 기후변화 협력 추진을 위해 양국 간 상시적인 대화 채널을 구축하고 미국 측에서는 기후 특사와 에너지부·국무부, 그리고 독일 측에서는 경제에너지부·환경부·외무부와 기타 유관 기관들이 참여하기로 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이견 노출…대중 견제도 온도차

하지만, 이날 회담에서 일부 사안을 두고 양국 간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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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의견차를 보인 사안은 바로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이다. 이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직접 전달하기 위해 건설되고 있는 송유관으로써 독일과 러시아 간 주요 협력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송유관 사업이 완성될 경우 독일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더 높아지며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우려해왔다. 또 기존 가스관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했는 데 이 사업이 완공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지 않고 유럽에 더 많은 천연가스를 전달할 수 있게 돼 우크라이나의 고립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독일 측은 지금까지 90%가량 진행된 이 사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천연가스 92%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송유관 사업 프로젝트가 좌초되면 독일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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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메르켈 총리에게 노르트 스트림 사업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나와 메르켈 총리 모두 러시아가 자국의 에너지를 무기로 삼아 타국을 위협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의 우려를 의식하며 "나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천연가스관 경유국으로 여기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다른 나라처럼 영토적 주권을 가진다"고 말했다.


시진핑(위 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위 왼쪽)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아래 왼쪽) 독일 총리와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진핑(위 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위 왼쪽)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아래 왼쪽) 독일 총리와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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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중 견제에 있어서도 일부 온도차가 발견되기도 했다. 미국은 더 강력한 대중 견제를 위한 공조를 추진하고 있지만 독일 측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도 고려하고 있어 미국의 대중 압박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견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중국과 수많은 분야에서 경쟁하는 관계라는 공통된 인식이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은 우리 모두 공정한 무역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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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날 논의된 코로나19 백신 지적재산권 면제 문제도 양국 간 이견을 보이는 사안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재권 면제를 통해 백신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려고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지재권 면제를 반대하고 있다.


미·독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 분장한 시위대가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독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 분장한 시위대가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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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독일의 입장에는 화이자 백신을 공동개발하고 있는 제약회사가 독일 기업이라는 점에서 독일 측이 자국의 기술력이 담긴 지재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날 회담에서도 백신 지재권 면제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양국 정상은 코로나19 대응책과 아프가니스탄 병력 철수 문제, 이란핵협상의 복원, 랜섬웨어 공격 공동 대응 등을 논의했다.


외신 "미국·유럽 동맹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준 날"

외신들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이 전통적 동맹 관계를 복원하는데 강점을 두고 환대서양 유대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WP는 "이날 회담은 양국 간 일부 이견이 있는 사안을 제외하고는 미국·유럽 동맹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라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이 돋보이는 날이다"라고 평가했다.


회담에 앞서서도 양국 정상 간 호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백악관에서 메르켈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독일의 협력은 강력하고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그럴 것이라는데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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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메르켈 총리는 "내가 미국과의 우정에 얼마나 큰 가치를 두는지 말하고 싶다"면서 "오늘 회담을 통해 관계의 심화를 매우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양국 정상 간 호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외신들은 트럼프 전 행정부 때와 비교할때 격세지감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 초청한 첫 유럽 국가 정상이 메르켈 총리라는 점도 미국 정부가 독일과의 동맹 복원을 최우선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대서양 동맹을 경시, 메르켈 총리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고 주독미군 3분의 1가량 감축을 추진했다.


특히, 2018년 G7(주요 7개국 모임) 회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간 불편한 분위기가 연출된 모습이 양국 간 냉랭해진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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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회담에서 정상에게 둘러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자에 앉아 있고, 메르켈 총리가 테이블을 두 손으로 꽉 누른 채 트럼프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 폐기와 민주주의 국가와 동맹 복원을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간 분위기는 확연히 바뀌었다.


존 에머슨 전 주독 미 대사는 이날 회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를 백악관으로 직접 초청한 것은 중요한 상징"이라며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기회이며 실제로 (동맹 복원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메르켈 총리에게 만찬 자리까지 대접한다는 점에서 극진한 대우를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을 백악관에 초청한 자리에서 만찬까지 대접한 것은 메르켈 총리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오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독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오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독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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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도 조찬을 함께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관저에서 외국 정상을 맞이한 것은 메르켈 총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기에 이날 조찬 역시 메르켈 총리를 예우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9월 총선을 치른 뒤 16년 만에 총리직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이날 회담은 그의 마지막 백악관 방문이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재임 중 4명의 미국 대통령을 상대하는 동안 20번 가까이 미국을 찾았고 11차례 백악관을 방문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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