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확산세, 델타 변이 영향으로 개편안 연기
'실외 노마스크' 등 백신 인센티브는 유지
전문가 "1주일 유예로 부족, 노마스크 정책 신중해야"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자의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1일, 충남도청 앞 공원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충남소방본부 소속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자의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1일, 충남도청 앞 공원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충남소방본부 소속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정부와 수도권 지역에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 시점을 1주일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기존 방침대로 사적모임 인원은 4인,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 제한된다.


당초 정부는 이날부터 수도권 6인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하고, 영업시간을 밤 12시까지로 연장할 방침이었으나 확진자 증가로 인해 결국 시행을 하루 앞두고 유예 결정을 내렸다. 이렇다 보니 미리 약속을 준비했던 시민들, 영업시간 확대를 기대한 자영업자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앞서 전문가들은 방역 완화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한 바 있어, 무리한 결정이 아니였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지난달 30일 오후 각각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현행 거리두기 1주일 연장 방침을 발표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800명 가까이 치솟는 등 수도권 확산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수도권 확진자는 이 가운데 80%가량을 차지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 때만 해도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는 예정대로 7월 1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수도권 확산세가 갈수록 심각해 지고 지자체가 1주일 유예를 공식 건의하자 결국 이를 수용했다. 새 거리두기 시행까지 불과 8시간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오는 7일까지 현행 사적모임 5인 이상 금지 등이 적용되며, 8일 이후부터는 확진자 발생 추이에 따라 새로운 거리두기 적용 여부를 다시 결정하게 될 예정이다. 새 거리두기 시행 유예와 별개로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그대로 진행한다.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았다면 공원·산책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고, 사적모임 인원제한 기준에서도 제외된다.


비수도권은 새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가 적용돼 마스크 쓰기, 출입자 명부 작성·관리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면 다중이용시설 영업에 제한이 없다. 다만 지역별로 사적모임 허용 인원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완충 기간을 두는 곳이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 1일 마스크를 벗고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 1일 마스크를 벗고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갑작스럽게 바뀐 거리두기 방침으로 시민들 사이에선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데도 어쨌든 거리두기 완화를 한다고 해서 모처럼 약속을 잡았는데 갑자기 유예한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영업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식자재 추가 발주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허탈하다"라며 "상황이 안 좋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방역 방침이 예고 없이 바뀌면 자영업자들도 손실이 크다"고 토로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완화 정책과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6월 둘째 주부터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대로 올라서는 등 확산세가 지속됐고, 전염성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확인되면서 대유행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더 악화해 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826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발생 신규 확진자 수가 800명대를 기록한 건 지난 1월7일 이후 176일 만이다.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방침이 섣불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실외 노 마스크' 등 백신 접종자에게 혜택을 주는 백신 인센티브 시행을 거두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 방역 조치를 완화할 경우 유행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수도권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있어 거리두기를 완화하게 될 경우 음주나 다양한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노출을 통해 폭발적으로 유행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이 한 주 정도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유예하고 방역조치를 진행하고 있어서 상황을 보면서 이후에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나 조치에 대한 부분들은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수도권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 1주일 유예로 확산세가 잡히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일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면 다시 안정적으로 되는 데 최소한 1~2주 이상 걸린다"라며 "특히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을 해야지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아마도 유예기간 1주일만으로 끝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AD

이어 실외 마스크 착용 완화 정책에 대해선 "마스크를 벗는다는 개념 자체가 전반적으로 방역을 느슨하게 하는 데는 분명히 영향을 끼친다"라며 "야외에서 안 쓰고 있다가 실내에 들어오게 되도 깜빡하고 안 쓰게 되거나, 마스크를 안 가지고 다니거나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방역 완화는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