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불복해 법원 문 두드려
"면접위원 재량권 일탈"주장
법원 "증거 없다" 청구 기각

서류 89.99점인데 면접 1.25점… 전과시험 불합격에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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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대학생 A씨는 서울에서의 캠퍼스 생활이 눈 앞으로 다가온 듯했다. 캠퍼스 이동(전과) 시험에서 사실상 당락을 결정하는 1차 서류 전형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통과했다. 남은 건 배점 비율 10%에 불과한 2차 면접 전형이었다. 면접에서 교수들의 뺨만 때리지 않는 이상 합격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누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그에게 날아온 건 불합격 통지였다.


별 탈 없이 무난히 치렀다고 생각한 면접이었다. 도저히 결과에 승복할 수 없던 A씨는 법원 문을 두드렸다. 법원은 1년 가까이 심리를 진행한 끝에 이런 학교의 처분이 불합리하지 않았다고 최근 결론내렸다. 캠퍼스 전과만을 생각하며 2년을 달려온 A씨에겐 속상한 판단이겠지만, 법원은 면접위원들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다고 봤다.

서류 사실상 만점, 면접도 잘봐

A씨는 C대학교 지방 소재 캠퍼스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 4학기 이수를 앞둔 2019년 11월 선발인원이 1명인 서울캠퍼스 물리 관련 학부로 옮기고자 전과시험에 응시했다. 1단계 서류전형은 학점과 토익점수를 기준으로 했다. 그는 만점에 0.01점 못 미친 총점 89.99점(평균학점 4.1, 토익 865점)으로 가볍게 통과했다. 공개되진 않았으나 사실상 응시생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이었다.


전과시험 최종 선발기준은 1단계 총점(90%)과 면접(10%) 점수의 합산이었다. 면접에서 그는 대답을 잘했다고 한다. 면접위원으로부터 "성적이 우수하고 토익점수도 좋다"는 평가도 들었다. 이런 면접에서 그가 받아든 성적은 평균 1.25점이었다. 전년도 전과시험 합격자들의 평균 면접점수가 9.4점인 걸 고려하면 '낙제'란 표현도 부족한 점수였다. 그는 결국 합산 점수에서 2등, 한 끗 차이로 불합격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중앙지방법원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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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위원은 왜 이런 낙제점을

면접위원들은 A씨가 기존 학생들에 크게 뒤처지지 않고 물리 관련 전공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수학 능력이나 지식 수준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문과생이던 A씨가 고등학교에서 수학 3등급을 받고, 대학에서도 수학이나 물리학 등 기초과학 교과를 수강한 적이 없는 게 이 같은 배점의 근거였다고 한다.


A씨는 변론 과정에서 납득할 수 없는 논리라고 항변했다. 애초 학교 측에서 현재 전공이 선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고, 대학에서 수강한 물리 관련 교과목에서도 아주 우수한 학점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면접에서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잘했는가'라는 질문 외 수학, 과학 기초실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질문 또한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그리고 시선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지숙)는 A씨의 캠퍼스 전과 불합격 결정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면접위원들의 평가가 불합리하다거나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면접위원들이 A씨에게 1.25점을 부여해 전과시험에서 불합격하게 된 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당초 전형시험 공고에 '면접 결과 학업이수 기준에 미달된다고 판단돼 '부(不)'판정을 받은 경우는 1단계 성적에 관계없이 불합격된다는 취지'가 기재돼 있는 점 또한 이런 판단의 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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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측은 앞선 변론에서 "면접위원들이 자의적으로 자신을 불합격시키기 위해 1.25점이란 부당한 점수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해당 주장의 판단에 있어 직접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최종 합격자에 대해 다뤄지지 않았다. 민사보단 형사의 영역에 가까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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