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류 바뀐 檢, '월성원전' 등 기소 미루고 최재형 감사원장 수사 착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들을 기소하려던 대전지검의 계획이 대검찰청에서 보류된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은 되레 해당 사건의 근거 자료를 제공한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기소 보류와 수사 착수의 시점이 절묘해 보이는 가운데, 법조계에선 본격적인 정권의 '보복 수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양동훈)는 월성원전 1호기 사건 수사에 관련된 자료를 제공한 최 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 이사를 지낸 조 모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먼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교수는 2018년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검찰은 이런 조 교수가 감사원으로부터 강압 조사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관여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리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참고 자료를 보냈다.
이에 지난해 11월 시민·환경단체들이 최 원장과 감사관들이 탈원전 정책을 공격할 목적으로 무리한 감사를 진행했다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장을 냈다.
검찰은 이 고발에 따라 수사를 시작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이 정권을 겨냥한 주요 수사들에 대한 마지막 결단을 제쳐두고 최 원장을 수사하기 시작하자 법조계와 정치권은 그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친 정부 성향으로 알려진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취임이 임박해지며 검찰 수사 방향이 반대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최 원장 수사에 앞서 조남관 대검 차장(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월성원전 사건과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겠다는 대검지검의 보고를 뒤로 물렸다. 이어 "원전 사건이라는 중요 현안에 대해 후임 검찰총장이 와서 사건을 처리하는 게 맞는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또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하겠다는 수원지검의 보고를 받고 2주 넘게 고민하고 결국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 두 사건은 다음 주 임명이 강행될 것으로 보이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손에 맡겨지게 됐다.
김 후보자가 취임한 이후에는 정권의 보복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는지 여부가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요직마다 후보로 거론됐고 법무부 차관으로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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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의 목소리는 이미 나오기 시작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망서비스(SNS)에 최 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도둑놈 잡으랬더니 감시자를 잡아들이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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