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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높이겠다는 공수처 수사심의위, '처장'만 소집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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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심의위는 사건 관계인도 소집 신청 가능… '시간 끌기' 비난 사전 차단한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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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심의위윈회 개최 요건을 '공수처장의 요청에 따라'로 한정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공정한 수사·기소를 위해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검찰의 수사심의위윈회를 모델로 삼았지만 사건 관계인들도 소집 신청이 가능한 검찰 제도와는 차이를 뒀다. 일각에선 수사심의위 불신에 따른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심의위원회 운영에 관한 지침'을 마련하면서 소집 요건을 '위원장은 처장의 요청에 따라 위원회 회의를 소집한다'로 규정했다. '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위원회에 부의(附議)하는 사항을 심의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같은 세부 규정이 알려지자 공수처가 외부 견제 시스템의 기능을 차단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검찰 수사심의위는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에 대해 외부 전문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돼 운영 중이다.


특히 검찰 수사심의위는 고소인, 기관 고발인은 물론 피해자, 피의자 및 그들의 대리인과 변호인 등 사건 관계인들이 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를 통해 소집 신청이 가능하다. 심의 대상도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된 사건의 수사 적정성·적법성 등으로 구체화했다.


반면 공수처 수사심의위는 처장 요청에 따라 위원회가 소집되면 ▲직접 수사를 개시할 것인지 여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수사 진행 방향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등만 논의하도록 했다. 공수처장 외 사건 관계인들은 수사심의위 신청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하지만 공수처가 향후 수사심의위 운영 과정에서 불거질 논란을 사전 차단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검찰 수사심의위는 기소권 견제라는 본 취지와 달리 여론전이나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검찰총장후보추천위 회의가 열리기 전 기소를 피하기 위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수사·기소 시점을 늦추기 위해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남발하는 현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 이 지검장은 총장후보추천위 일정이 공지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수사심의위 카드를 꺼냈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 수장이 수사팀의 수사·기소 방침에 불복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대목이다.


사건 관계인들의 신청으로 소집돼 수사심의위 권고를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과 채널A 취재원 강요미수 사건 수사에서 수사심의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바 있다.


이런 탓에 검찰 안팎에선 수사심의위 제도를 개선해야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제도의 충실도를 높여 수사심의위 권고가 유명무실화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성 강화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현재 검찰 수사심의위에는 종교계, 언론계, 시민단체, 문화 예술계 인사도 포함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아와서다. 일반인들이 사건을 이해할 만큼 심의가 충실하지 않아 법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 회의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스스로 도입한 제도인 만큼 투명성 확대 등을 통해 수사심의위에 힘을 실어줘야한다"며 "공수처 역시 검찰과 수사 대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운영에 제한을 둘 경우,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정성 논란이 따라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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