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談숲]무너진 10만대의 벽…GGM 경형 SUV가 되살릴까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9만7072대. 2020년 한국 경차가 받아 쥔 판매 성적표입니다. 경차 판매량이 10만대 아래로 곤두박질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죠. 그야말로 ‘경차의 위기’라고 할 만 합니다.
한 때 연간 판매량이 20만대에 달하던 경차의 인기가 급격히 사그라든 원인은 무엇일까요. 우선 SUV 모델, 대형 모델을 선호하는 트랜드가 꼽힙니다. 전반적인 소득 수준 향상, 코로나19에 따른 패밀리카 선호 현상 등의 영향입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세단의 판매량은 18.9% 증가한 반면 경·소형차(-14.1%)와 중형차(-4.0%)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SUV 모델의 판매비중도 전년 대비 15.8% 증가한 48.3%에 달했습니다. 이 중 대형 SUV은 판매량이 58.4%나 늘어나기도 했지요.
경차의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가 예전만 못한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실제 국내 경차시장을 대표하는 두 모델인 기아 모닝과 레이의 경우, 시그니처 트림 기준 가격은 각기 1480만원, 1570만원에 달합니다. 아반떼(1570만원), 베뉴(1662만원)와도 그다지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취·등록세 면제가 폐지되는 등 전반적 세제혜택이 친환경차로 쏠리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합니다.
이런 분위기 속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중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AX1(프로젝트명)을 출시한다고 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AX1은 현대차가 아토스 이후 20년만에 출시하는 경형 모델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오는 9월부터 생산할 예정입니다. 인도는 물론 국내에서도 출시가 예고됐습니다. GGM은 광주광역시(21%)와 현대차(19%) 등이 공동출자한 자동차 생산법인입니다.
무엇보다 AX1은 경차이지만, 시장의 ‘대세’인 SUV 모델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안전성과 공간성, 경제성을 두루 갖출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돌고 있는 AX1의 스파이샷을 보면 외형은 현대차의 소형 SUV 베뉴를 닮은 듯한 모습입니다. 소형 SUV나 다른 경차 모델을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에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형 SUV가 인기를 얻고 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경차의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이 대표적이죠. 스즈키 허슬러, 짐니 등의 경형 SUV 모델은 나름대로 성공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프로드 차량인 짐니의 경우 국내에서도 관심을 갖는 소비층이 적지 않지요.
기업 입장에서도 고생산비용이란 부담을 떨칠 수 있습니다. ‘상생형 지역일자리’ 정책의 산물인 GGM은 노사합의에 따라 적정임금(약 3500만원), 적정노동시간(주 44시간)을 유지합니다. 완성차 기업으로서도 원가, 수익성 악화란 부담을 상쇄시킬 수 있는 잇점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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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의 가늠자는 역시 가격입니다. 매력적인 차종이라도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면 기존의 소형 SUV 모델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갖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미 현존하는 경차 모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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