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양자 기술 4대 강국 도약"
정부, 30일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투자 전략 확정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정부가 앞으로 10년 내 글로벌 기술 패권의 중심이 될 양자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2030년까지 글로벌 4대 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계획을 정했다.
정부는 30일 오전 제1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양자 기술 연구 개발 투자 전략'을 확정했다. 양자(Quantum)는 에너지의 최소 단위 입자를 말하는데, 0과 1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고(중첩),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특수한 관계에 있는 한 입자의 변화가 다른 입자에 영향을 주게 되는(얽힘) 특성을 갖고 있다.
◇양자기술이란?
이같은 특성을 컴퓨팅, 통신, 센서 등에 활용하게 되면 가히 미래 산업ㆍ안보의 게임체인저가 될 만한 혁신이 일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현재의 슈퍼컴퓨터로는 100만년 이상 걸리는 2048비트 RSA 공개키 암호 해독 작업을 최고 수준의 양자컴퓨터는 단 1초만에 해낼 수 있다. 또 통신 과정에서 정보 탈취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양자 암호 기술은 드론, 항공기, 위성 등에 응용돼 수천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완벽한 보안 하에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또 초정밀 계측을 가능하게 해주는 양자 센서의 개발은 미세암ㆍ뇌질환 검진, 무(無)GPS 항법ㆍ지진 화산 예측ㆍ초장거리 이미징 센서 개발 등으로 응용된다.
◇한국, ICT 기술 중 가장 처져
이에 미국ㆍ중국 등 선진국들도 앞다퉈 양자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2018년 12월 양자기술을 안보 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총 1.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양자법을 제정했고, 2012년에는 양자인터넷 전략 비전을 발표했다. 중국도 '양자굴기'를 내세우며 빠르게 미국을 추격 중이다. 2017년 국립양자과학연구소를 설립해 2022년까지 17조원을 투자하고 있고, 2016년 양자통신위성(묵자호)을 발사해 베이징-비엔나간 7600km 양자 전송에 성공했다. 양자컴퓨팅, 양자센서 분야에서도 미국을 뒤쫓는 중이다. 일본도 양자기술을 인공지능(AI)ㆍ바이오와 더불어 3대 전략기술로 지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러나 기술 수준 및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빈약하다. 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약 81.3%에 불과해 전체 ICT 기술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양자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2019년 106억원에서 올해 326억원으로 3배 가량 증액됐다.
◇2030년대 4대강국 진입 목표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양자기술의 원천 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력을 확보하고 관련 산업 발달을 촉진시킬 계획이다. 우선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필요한 양자프로세서, 알고리즘, 오류 보정, 응용소프트웨어 등 4대 핵심 기술에 집중 투자한다. 50규비트급 한국형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내년부터 2024년까지 조기 구축하는 한편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고도화해 100큐비트급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그나마 선도국에 근접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유선 양자암호통신기술은 고도화ㆍ국제표준 선점 등을 통해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무선암호통신의 경우 유선의 한계를 보완해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양자통신 드론ㆍ양자통신항공기 등 기술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양자센서도 수요 연계형 R&D를 통해 상용화를 촉진하고 연구ㆍ산업의 선순환 고리를 확보한다. 기존대비 자기장센서는 100배, 관성센서(가속도 측정)는 10배, 이미징센서도 10배(기존 광학현미경대비) 성능을 가진 제품들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 핵심인력 육성ㆍ생태계구축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양자기술 핵심 인력 1000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론ㆍ실습ㆍ프로젝트를 통합 제공하는 박사급 전문 과정을 개설하고 선도국에 석ㆍ박사, 박사후과정 연구자들을 파견해 선진 기술을 습득하는 한편 해외 석학도 초빙한다. 또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ㆍ검증을 지원할 수 있는 양자 전용 팹(파운드리)을 구축해 산학연 공동 활용을 지원한다.
정부는 현재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한국나노기술원(KANC) 및 성균관대 주관으로 235억원을 들여 양자컴퓨터를 모사하는 양자가상머신을 구축 중이다. 산학연이 참여하는 민관 파트너십(PPP)를 운영하는 한편 양자 기술의 활용과 산업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Q-플래그십 프로젝트(양자기술을 활용한 산업혁신ㆍ공공난제 해결)를 수행해 경제ㆍ사회적으로 유용한 성과 사례 창출도 지원한다. 연구 단계부터 산업화를 고려해 국제 표준화 그룹에 참여하는 등 전략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글로벌 기술 경쟁 시대에 양자기술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ICT인프라, 반도체 역량 등을 활용해 민ㆍ관이 함께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바이오산업 활용 가치가 높은 토종식물자원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구축해 산업ㆍ연구에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8073종의 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생명정보 빅데이터양은 이중 1%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재래종ㆍ희귀종 등 국내 보유중인 8073종을 2030년까지 9700여종 이상으로 확대한다. 특히 약 11.3PB(1PB는 1GB의 백만배. 인간 유전체 정보 1억5600만명분) 규모의 경제ㆍ생태적 가치가 높은 토종식물에 대한 유전체 빅데이터를 대량 구축해갈 계획이다. 맞춤형 유전체 정보 제공, 식물 분야 빅데이터 활용 전문 인력 양성, 연구ㆍ산업현장 지원 등의 전략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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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출범 50년을 맞는 대덕연구단지특구를 '융합연구 허브', '미래 신산업 거점', 기술창업 전진기지, 과학문화 도시로 재창조하겠다는 내용의 종합 계획도 확정했다. 또 혁신ㆍ도전형 R&D 사업군의 범정부 추진체계를 일원화해 유연한 연구제도 적용 및 안정적 예산 지원을 하기로 했다. R&D 우수 성과 범처 이어달리기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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