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것 벼슬 맞다" 與, 연일 '이대남' 달래기…'포퓰리즘' 비판도
김병기, 軍복무자 유공자예우법 발의 예정
전문가 "20대, 文 정부 실정 직격탄 맞은 세대…표심 회복 어려울 것"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진정한 성 평등을 위해선 여성도 군대 가야죠.", "남녀 갈등 조장하는 거 아닌가요?"
여당이 4·7 재보궐선거 이후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성 징병제·군 가산점제 등 군 복무 관련 정책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현실성 없는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남녀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는 여당에 대한 20대의 민심 이탈은 일자리 부족 문제, 부동산 가격 급등 등 다양한 요인에 기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군 복무 관련 정책만으로는 20대의 표심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제정법률안을 금주 내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안에는 ▲채용·승진 시 군필자에게 가산점(3% 미만)을 부여하고 ▲주택청약 시 가점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군 복무자에 대해 '국방 유공자'로 예우하는 법안을 발의하여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국가에 헌신한 분들은 국가가 책임지게 하겠다"라며 "기존 국가 유공자에게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취업, 주택 청약, 사회 복귀 적응 등에 있어 국방 '유공자'에 걸맞게 정당한 예우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대군인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자고 하면 '군대 간 것이 벼슬이냐?'고 비아냥거리는 분들이 꼭 있다"라며 "군대 간 것 벼슬 맞다. 어떤 벼슬보다 소중하고 귀한 벼슬"이라고 했다.
여당 의원이 군 복무 관련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공기업 승진평가에 군경력 반영을 의무화하는 법안(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전 의원은 "의무와 권리는 비례해야 하나, 병역의무에 준하는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군 가산점 재도입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위헌이라서 다시 도입하지 못한다면, 개헌을 해서라도 전역 장병이 최소한의 보상은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지난 17일 '모병제 전환'과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제안했다. 현재의 징병제를 폐지하되, 남녀 모두 40~100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해 예비군으로 양성하자는 구상이다.
이는 악화한 '이대남' 민심과 연관 있다. 4·7 재보궐선거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72.5%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지했다. 박영선 전 중기벤처부 장관을 뽑은 비율은 22.2%에 그쳤다.
다만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이 현실성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생 강모(26·남)씨는 '여성 군 복무' 관련 이슈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후 군 복무 관련 공약이 여당 측에서 많이 나왔다. 20대 남성이 민주당에 등 돌리니까 부랴부랴 표심을 잡기 위해 공약을 만드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이런 공약들이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차라리 군 복무 처우 개선에 힘쓰는 게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성 없는 정책을 통해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요즘 군 관련 기사를 보면 남녀가 싸우는 댓글들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여성도 기초 군사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직장인 김모(27·여)씨는 "우리나라가 아직 휴전국인 만큼 여성들도 기초적인 군사 훈련은 받아야 한다"라며 "훈련을 받게 된다면 여성들 또한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전쟁 등의 위급 상황에서 대응 속도가 빨라져 크게 도움 될 거다. 또 군대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20대 여성에 대한 정치적 고려는 제외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년 남성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기계적 평등에 힘을 싣고, 여성정책을 '없애고' 혹은 성평등 의제와 거리를 두며 당의 기조를 바꾸자고 주장하는 것, 위헌 판결을 받은 지 오래인 '군 가산점' 같은 제도를 다시 꺼내 드는 것이 과연 어떤 사회를 만들고자 함인지 짚어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군 복무 관련 정책이 돌아선 '이대남'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0대 남성의 표심을 잃고 나니 이제서야 이들을 붙잡겠다고 이런저런 정책을 내고 있다. 이 같은 행동은 되레 진정성을 떨어지게 만들 수 있다"라며 "또 20대 여성들도 이런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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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대 남성들이 이탈한 게 병역문제 때문이 아니다. 집값 상승,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부족한 청년 일자리 등이 모두 영향을 끼쳤다"며 "20대는 문재인 정부 실정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다. 그래서 정책을 다시 성공시키지 않는 한 20대 민심을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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