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 도입 가시화…"원금손실 우려"
환노위, 28일 전문가 간담회 개최
수익률 높이기 위해 실적배당형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전지정운용제(디폴트옵션)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연금손실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가입액이 255조원에 육박하지만 수익률은 1%대에 그치고 있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27일 정치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달 28일 노동계와 학계, 금융계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안 관련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디폴트옵션 도입을 골자로 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은 고용노동소위에서 2월 이후 2차례 심사가 진행했지만 모두 보류됐다. 환노위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현안에 대한 의견 접근으로 입법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운영하는 확정급여(DB)형과 근로자가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으로 나뉜다. 퇴직연금 가입액 255조원 중 90%에 달하는 228조원이 예·적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에 몰려있다. 개인이 운용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원금보장에 중점을 둬 수익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현재 제출된 개정안은 수익률과 안정성을 두고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고용노동부와 사전협의를 거쳐 지난 1월 발의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개정안은 DC형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방법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한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되 수익성에 집중할 경우 불안정성이 커지는 만큼, 적립금의 원리금이 보장되는 운용방법도 포함하자는 것이다.
원리금보장형 포함해 선택권 보장해야
하지만 원금보장형을 선택하면 수익률을 올리자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원금보장형 퇴직연금 상품 연평균 수익률은 1.68%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에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10.67%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자산시장의 변화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강세장에서 퇴직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약세장에서 퇴직하는 근로자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10년 간 공모펀드 수익률은 예금에 비해 0.2% 높은 수준이다. 연도별 수익률을 비교할 경우 예금에 비해 11.5%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즉 원금손실로 인한 피해를 퇴직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디폴트옵션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소비자보호 기조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소비자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투자를 방지하고 있는데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육아휴직, 해외근무 등 자신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펀드에 자동투자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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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못하던 많은 가입자의 자산 상당부분이 디폴트옵션을 통해 운용될 것"이라며 "다만 금융사나 전문가가 가입자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한 디폴트옵션 상품 추천도 가능한 만큼 가입자 이익을 위해 원리금보장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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