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차 매물 열흘새 2847건 늘어
"예년 비해 여전히 적어…전셋값 상승 여력"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2015년 11월 후 최고치

반년 가까이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이 이달 들어 바닥을 찍고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된 이후 매물을 거둬들이는 대신 전세나 월세 목적으로 내놓은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서초구 전월세 매물이 급격히 늘었다. 다만 예년에 비해 여전히 공급 부족을 해갈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 가격 상승 압력은 당분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전보다 0.28% 오르면서 10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5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 집계를 보면 전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2733건으로 10일 전보다 2847건(9.5%) 늘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지난달 13일 2만9726건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증가 추세가 완연해졌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이 6000건 이상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매도로 내놨던 집을 임차로 돌린 물량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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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아파트 전월세 매물 1만건 넘어서

구별로 보면 서초구가 1만105건으로 같은 기간 30%가량 증가했다. 반포동에 전체 2000가구가 넘는 신축 대단지가 오는 8월 입주를 시작하는데 그에 앞서 집주인이 세입자 구하기에 나서면서 일순 매물이 급증했다. 서초구는 분양가상한제로 수분양자가 3년 실거주를 해야 하는데, 입주 시점부터 3년 안에만 시작하면 된다.


마포구나 서대문구, 관악구, 은평구, 구로구에서도 두 자릿수 이상 전월세 매물이 증가세를 보였다. 강북구와 송파구, 종로구, 도봉구를 제외하면 21개 자치구에서 전월세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 보유 물량이 매도에서 전월세로 전환하면서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라 전셋값 하락 전환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초 전·월세 매물 30%↑…매물 거둬들인 다주택자 다시 세놓는다 원본보기 아이콘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형은 이달 초 갱신계약으로 17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하순 같은 평형 신규 계약은 18억원에 체결됐다. 인근 부동산에 올라온 전세 매물 시세는 17억~19억원 선이다. 반포자이 전용 84㎡형은 지난 12일 보증금 13억원에 월세 160만원으로 전세로 따지면 17억1700만원 수준인데 전세 시세 평균치는 17억3000만원 선(KB 평균 기준)이다.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형은 이달 초 17억5000만원에 신고된 전세 계약이 있는데 현재 올라온 매물 시세는 20억~22억원 선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매매 물량이 더 이상 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월세 임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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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매물, 1년 전보다 1만건 적은 수준
서울 전셋값 0.28%↑…2015년 이후 최고치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 폭은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이 전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5월 2주 차(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전보다 0.28% 올랐다. 2015년 11월 1주 차(0.30%)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매물이 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수요 대비 현저히 부족한 수준인데다 향후 도심 곳곳의 정비사업 추진에 따른 아파트 멸실 증가, 비아파트 기피 현상 등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른 점도 전셋값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4.7% 수준이다. 2022년 전후만 해도 60%를 넘는 수준이었다. 집값이 내려가지 않는 이상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매물은 아파트 월별 입주 물량의 영향 등에 따라 월별 편차는 있을 수 있으나 최근 수준은 1년 전에 비해 1만건가량 줄었다"면서 "평년보다 전세매물이 줄고 월세화 동반, 갱신권 사용으로 출회매물이 줄면서 전세가 상승이 지난해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 전·월세 매물 30%↑…매물 거둬들인 다주택자 다시 세놓는다 원본보기 아이콘

전월세뿐 아니라 서울 아파트값 상승도 심상찮다. 그간 강남권 하락, 외곽지역 상승 추이를 보였는데 강남구에서도 이번 주 들어 상승 전환하는 등 오름폭이 한층 커졌다. 부동산원 집계로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8% 올라 15주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모든 구에서 상승 폭이 한 주 전보다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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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시장은 단순한 상승장이 아니라 초양극화 속 국지적 상승국면"이라며 "상승 동력이 투자 기대감만이 아닌 재건축 추진단지, 역세권이나 학군지 등 실거주 선호 자산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등 자산 선별이 매우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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