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백신공급 지연 AZ에 소송 제기…"물량 공급 압박이 목적"
AZ 백신 지연에 접종률도 영국의 절반에 미치지 못해
전문가 "EU 승소시 AZ가 일부 백신 강제로 내줘야할수도"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유럽연합(EU)이 백신 공급 지연을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AZ)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백신 공급을 둘러싸고 시작된 EU와 AZ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당초 계약보다 적은 양의 백신을 공급했다며 계약 위반을 이유로 AZ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EU 대변인은 "지난 23일부터 소송 절차에 들어갔으며 27개 회원국 모두 이 소송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앞서 EU는 AZ와 중재 절차를 통한 합의를 시도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소송전이 시작하게 됐다.
EU와 AZ 간 소송에 대한 재판은 벨기에 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U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AZ가 계약대로 EU에 물량을 공급하도록 압박하는 게 주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Z는 올해 1분기까지 1억 회분의 백신을 EU에 공급하기로 계약했으나, 3000만 회분만 전달했다. AZ는 애초 EU와의 계약에서 2분기까지 총 3억회분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이 중 3분의 1인 1억 회분만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Z 측의 백신 공급 지연으로 EU의 백신 접종이 더딘 상태다. 지난 24일 기준 EU의 접종률은 영국(49.59%)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21.25%를 기록했다. 백신 물량이 지연되면서 접종률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EU의 상황과 달리 영국은 백신 접종률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EU와 AZ 간 갈등이 영국과의 갈등 국면으로도 확산됐다.
EU 측은 AZ가 EU에 대한 백신 공급 속도를 올리기 위해 자사의 영국 공장에서 백신을 추가 반출하려 했지만, 영국 정부가 이를 막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EU는 회원국 네덜란드에 있는 AZ 백신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을 영국으로 수출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조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23일(현지시간) 벨기에 퓌르스에 있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퓌르스(벨기에)=AP연합
원본보기 아이콘이에 EU는 부족한 백신 공급량을 메우기 위해 지난 23일 화이자와의 계약을 추가로 체결해 총 18억 회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의 백신 공급 계약이며 AZ 사례와 같은 백신 공급 지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백신 물량을 대거 확보하는 데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계약으로 백신 확보에 자신감을 얻은 EU는 올해 하반기 AZ와 추가계약을 않겠다는 가능성도 내비치며 물량 공급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8일 프랑스 방송에 출연해 EU가 AZ와 맺은 백신 계약이 6월 30일로 끝난다면서 추가 계약은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전에서 AZ의 공급 지연이 사전에 방지될 수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EU는 영국보다 몇 개월 늦은 시점에 AZ와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해 AZ가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준비 기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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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트 반 칼스터 뢰번대 법학과 교수는 "EU는 이번 소송에서 재판부가 AZ 측이 백신 추가 공급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EU가 승소할 경우 AZ가 일부 백신 물량을 EU에 내줘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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