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은 火魔 피해 추락한 60대는 끝내 숨지고 … 한 지붕 다가구 주택의 비극
지난 20일 발생한 부산 부전동 다세대 주택가 한밤의 살인·방화 그후
지난 20일 오후 11시 52분께 살인과 방화가 일어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4층 다가구 주택에서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부산소방본부]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화마(火魔)를 피해 뛰어내린 60대 여성은 사흘을 사경 속에 헤매다 끝내 숨을 거뒀다.
가까이 사는 동생 집에 그녀가 반찬을 장만해 가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다.
지난 20일 부산에서 50대(남) 친구 사이에 벌어진 끔찍한 일(본보 4월 21일 자 인터넷판)은 혼자서 팍팍한 삶을 이고 사는 여러 사람을 잔인하게 짓눌렀다.
그날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다세대 주택가의 한밤은 한 지붕 아래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지우고 싶은 시간을 강요했다.
자정이 되기 전 1층에 세 들어 사는 50대 남성은 집에서 같이 술 먹다 말다툼하던 친구로부터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려 숨졌다. 흉기를 놓은 손으로 친구는 집에 불까지 놓았다.
화마는 4층 다가구주택을 삽시간에 삼켜 갔다. 3층에 홀로 살던 60대 여성은 숨통을 조여오는 검은 연기와 시뻘건 불길을 피할 수 없었다.
그녀는 살기 위해 3층 창문 밖으로 몸을 내던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쳤다. 그때부터 기억할 수 없는 시간이 시작됐다. 그리고 사흘여 지나 기억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맞았다.
가까이 살던 동생 집에 반찬을 만들어 갖다주는 낙으로 살았다고 기억한 이웃은 더 그녀의 그런 낙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사건 당일 4층에 홀로 살던 70대 여성(건물주)과 2층의 세입자는 탈출하면서 들이마신 연기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70대 건물주는 아직 입원 치료받고 있다. 그녀는 몇 해 전 남편을 잃고 홀몸의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만취한 채 지인을 살해하고 방화까지 저지른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도 다친 상태로 현장에서 긴급체포돼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그를 구속시킬 것이다.
동네 주민 김모 씨(50대)는 살인·방화사건이 난 4층짜리 다가구 주택에는 모두 60~70대 홀몸 어르신이 한 지붕 아래 각 집에서 살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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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사람과 한 지붕을 쓴 것이 불행이었다고 하기엔 모두에게 너무 큰 희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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