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다 죽는다" 정부, 가상화폐 세금 부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부, 내년부터 가상자산 양도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
기타소득으로 분류 20% 세율로 분리과세
세금 걷지만, 정작 투자자 보호 계획 없어
"정부 제발 좀 빠져라" 청년들, 정부 개입 부정적 견해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코인을 유일한 희망으로 만들어 놓고, 오히려 청년들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나요?"
정부에서 가상화폐에 세금을 부과하면서도 투자자 보호나 금융자산으로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혀 일종의 모순적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세금을 물리면서 정작 보호 책임은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을 두고 제2의 '박상기 전 법무장관'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8년 박 전 장관은 암호화폐를 투기도박에 비유하며 "가상화폐거래소 폐쇄까지 목표로 하는 법을 준비 중"이라고 발언했다가 투자자들로부터 "흙수저 죽이는 반시장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금융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고 정부가 나서서 투자자를 보호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200여곳의 가상화폐거래소가 9월에 모두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기획재정부는 2022년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의 세율로 분리과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혀 세금만 목적으로 한 정부의 개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가상화폐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코인은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이라고 규정했다. 투자자의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투자해서 손실이 나는 것까지 정부가 보호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보호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은 위원장 발언은 청년들 사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이를 지적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22일 청원 게시판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30대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사회생활을 하며 여태까지 어른에게 배운 것을 한번 생각해 봤다"며 "제가 4050의 인생선배들에게 배운 것은 바로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4050 인생 선배들은 부동산이 상승하는 시대적 흐름을 타서 노동 소득을 투자해 쉽게 자산을 축적해 왔다"며 "그들은 쉽사리 돈을 불렸지만, 이제는 투기라며 2030에겐 기회조차 오지 못하게 각종 규제들을 쏟아낸다. 덕분에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집 하나 가질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금융위원장도 부동산으로 자산을 많이 불리셨던데 어른들은 부동산 투기로 자산을 불려놓고 가상화폐는 투기니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냐"며 "국민의 생존이 달려있는 주택은 투기 대상으로 괜찮고 코인은 투기로 부적절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정부가 가상자산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내년부터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한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청원인은 "깡패도 자리를 보존해 준다는 명목 하에 자릿세를 뜯어갔다"며 "그런데 투자자는 보호해 줄 근거가 없다며 보호에는 발을 빼고, 돈은 벌었으니 세금을 내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미술품과 비교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운운하는 것을 보았을 때 블록체인과 코인 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러니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 수준이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수가 없다는 판단이 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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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은 위원장 발언 다음날인 23일 오후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은 5600만원대로 급락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5663만7000원을 기록했다. 다른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코인당 5674만2000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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