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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박원순표 보여주기식 도시재생사업… 재개발 가로막아 슬럼화만 키웠다

최종수정 2021.04.19 11:26 기사입력 2021.04.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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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서계동 등 박원순표 도시재생지역 가보니…
일방적 정책 밀어붙여… 정작 박물관·벽화에 예산 대부분 투입
비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소방차도 진입 못할 정도
지하배관 노후화에… 비오는 날이면 오물냄새 진동 호소
주민들 “공공재개발 해달라”… 서울시 “중복지원 안돼” 퇴짜
吳 시장 취임에 재생지역 해제 기대감 커져… 19일 반대서명 제출

16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 주택밀집지역 도로. 차량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기 버거울 정도로 비좁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16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 주택밀집지역 도로. 차량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기 버거울 정도로 비좁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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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애초에 아무 효과도 없는 도시재생사업을 원하는 주민은 하나도 없었어요. 일방적으로 사업을 밀어붙여놓고 중복된다며 공공재개발은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됩니까.”(서울 종로구 창신동 주민 A씨)


기자가 지난 주말 찾은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동 일대. 가파른 골목길 계단은 온통 금이 간채 곳곳에 생활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일대 주택밀집지역 도로는 차량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기 버거울 정도로 비좁았고, 구불구불한 골목은 사람 한 두명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크기였다. 강대선 창신동 공공재개발 추진위원장 위원장은 "소방차 등 구난 차량도 제대로 진입하지 못할 정도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크다"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서계동 일대 골목에는 슬레이트와 기왓장을 지붕으로 한 낡고 허름한 집들이 줄을 지어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서울 용산구 서계동 일대 골목에는 슬레이트와 기왓장을 지붕으로 한 낡고 허름한 집들이 줄을 지어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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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재생…주거여건은 열악

낙후한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박원순표 도시재생사업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의 ‘원형보존’ 정책이 오히려 슬럼화를 심화시킨다며 도시재생지역 해제와 공공재개발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후보시절 도시재생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시사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며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뉴타운·재개발 해제 구역이나 노후화된 저층주거지 등 정비가 시급한 지역을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해 재생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투입 예산이 대부분 공공시설이나 박물관 건립, 벽화 그리기 등에 쓰이며 정작 주민들에게 필요한 노후화된 주택과 낙후된 골목 개발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강 위원장은 “비 오는 날만 되면 오물 냄새가 진동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지하에 있는 배관 등이 노후화된 탓인데 정작 하수구 몇 개만 교체하고 끝났다”고 토로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날 방문한 서계동 골목에는 슬레이트와 기왓장을 지붕으로 한 낡고 허름한 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주민 B씨는 “재개발이 절실한데 서울시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이유로 아예 신청조차 못하게 막아버린다”며 “여기서 직접 살아봐야 주민들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도시재생 폐지 및 재개발 연대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도시재생 해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도시재생 폐지 및 재개발 연대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도시재생 해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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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사업 중단하고 재개발 해달라”

노후화된 건물 교체도 미비하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5~2019년 진행된 1단계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의 신축 건수는 총 822건으로 전체 건축물 대비 4.1%에 불과하다. 이는 서울시 일반 저층주거지 신축비율(6.1%)보다 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00개 이상이 장위·상도 등 특정지역에 집중되며 다른 곳들은 사실상 신축이 거의 들어서지 않았다.


도시재생사업의 한계를 직면한 지역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서울시와 일선 구청이 도시재생사업지역의 공공재개발 사업 추진을 ‘중복지원’이라며 형평성을 이유로 반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창신·숭인동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종로구청을 상대로 공공재개발사업 후보지 제외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으로 도시재생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오 시장은 재보궐선거 유세 당시 도시재생사업을 ‘예산낭비’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도시재생 폐지 및 재개발 연대(도시재생 해제연대)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재생사업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는 창신동을 포함해 숭인동, 가리봉5구역, 상도4동, 동자동, 서계동, 신림4구역, 구로1구역, 일원동 대청마을, 장위11구역, 성남 태평2·4동 등 총 11곳의 주민들이 참여했다. 19일에는 주민 1만여 명의 도시재생 반대 서명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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