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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시설 미흡 산간도로 내리막길…예고된 제주 4중 추돌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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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시설 미흡 산간도로 내리막길…예고된 제주 4중 추돌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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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창원·황정필 기자] 제주대 입구 사거리에서 6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주 4중 추돌사고의 원인으로 이른바 페이드 현상(내리막길에서 연속적인 브레이크 사용으로 인한 제동력 상실)이 거론되는 가운데 과거에도 사고 지점과 연결된 5·16도로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5·16도로에서 제주대병원 입구 방면으로 내려오던 4.5t 화물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차량 2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여대생 2명과 택시기사 등 3명이 숨졌고, 경찰은 차량 브레이크 과열로 인한 사고로 결론냈다.


이에 앞서 2012년에도 수학여행 전세버스 사고로 6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사고들의 공통 원인은 대형 차량에 속하는 버스나 화물트럭이 산간도로 특성 상 경사가 가파르고 내리막길 구간이 계속 이어지는 5·16도로에서, 반복하는 가속과 감속이 원인으로 알려진 제동 장치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고를 낸 운전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하나 같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운행 차량의 중량이 일반 승용차보다 무거워 제동력이 현저히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내리막길에는 긴급제동시설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5·16도로와 같이 긴 내리막길이 형성된 도로에서 풋 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면 마찰열이 발생해, 제동력을 상실 하는 베이퍼 록이나 페이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사고 예방을 위해선 안전시설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40.5㎞ 구간 중 상당 부분이 내리막길인 5·16도로는 전형적인 산간도로이며, 대형교통사고가 잦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화물운송업계 종사자들이 기피하는 도로다.


제주 대표 산간도로에는 5·16도로와 더불어 1100도로가 있다.


이들 도로에는 경사면에서 급히 차량을 멈추게 하는 인공경사로 설치가 고려된 적 있지만, 한라산 환경 훼손 문제가 제기돼 무산된 바 있다.


제주도는 현재 지역 생수인 삼다수를 운반하는 화물트럭의 한라산 산간도로 운행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화물트럭은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운행된다.


문제는 지역에서 운행 경험이 부족한 트럭 운전자다.


최근 제주 4중 추돌사고를 낸 화물트럭 운전자도 사고 발생 후 자신이 운행 경험이 미숙하다는 취지의 말은 꺼냈다.


경찰조사에서 그는 “제주에서는 5·16도로와 1100도로를 운행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들었다”면서도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운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낸 운전자가 안덕면에서 한라봉을 싣고 평화로에 진입 했으면 계속 큰 도로를 이용해서 운행했어야 하는데, 퇴근길 정체현상으로 네비게이션이 우회로를 안내해서 한라산 산간도로인 산록도로에 진입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예방을 위해 이번 사고 지점에 경고 간판 등을 설치하고, 네비게이션이 경로 안내를 할 때 제주도에서 화물차 회피 구간을 안내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6일 오후 6시께 제주시 아라1동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4.5t 화물트럭이 앞서가던 1t 트럭과 버스 2대를 잇따라 추돌하며 3명이 숨지고, 59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capta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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