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도박'에 방치된 경남지역 청소년들 … 고위험 진단에도 예방교육 '남의 일'
사행산업감독委 조사에서 위험집단 비율 '전국 최고'
위원회전문가 "중고생 사이버 예방 교육 의무화 필요"
청소년이 신종 온라인 불법 도박 중 하나인 '소셜 그래프'를 하는 모습. 청소년 인터넷 불법 도박 중독은 절도·사기 등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관련 정부기관과 교육 당국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사진=윤동주 기자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새얀 기자] 경남지역 중·고교생들이 사다리 게임 등 사이버 도박에 빠질 우려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에 대한 예방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31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재학생의 도박 문제 조사 대상 1만5349명 중 2.4%가 위험집단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위험집단 비율을 살펴보면 경남 3.9%를 비롯해 광주 3.4%, 울산 3.2%, 전북 3.1%, 대전 2.9%, 세종 2.7%, 부산 2.7%, 강원 2.6%, 서울 2.5%, 제주 2.1%, 충남 2%, 경기 2%, 대구 1.9%, 인천 1.8%, 전남 1.7% 순이었다.
특히 경남지역의 경우 청소년 도박 문제 위험군 1.9%, 문제군 2.0%로 최고 수준이다. 이는 경남지역 중·고교생이 18만명이라고 할 때 7020명(문제군 3600명, 위험군 3420명)이 도박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도내 청소년 사이버 도박 상담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남도박관리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상담 건수가 1844건, 2019년 2139건, 2020년 2846건에 이어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기준으로 568건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지역 학생들의 사이버 도박 상담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도교육청의 사이버 도박 예방 교육 실태는 이와 정반대다. 경남도교육청이 사이버 도박 예방 교육을 신청한 건수는 2019년 523회(1만7807명), 2020년 355회(1만3051명), 2021년 3월25일 기준으로 50회 이하다.
실제 취재원이 만났던 경남 고등학생 4명 중 2명은 "최근 학교에서 사이버 도박 예방 교육을 들은 적 없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2명은 "최근 관련 교육을 받아본 적은 있지만, 흡연과 학교 폭력 예방 교육보다는 그 빈도수가 낮은 편"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예방교육하고 있는 경남도박관리센터에도 교육 신청은 크게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육과정이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예방 교육을 진행하기 어려웠다"며 "예방 교육의 효과를 봤을 때 온라인 교육보단 대면 교육을 더 지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회성에 그치는 예방 교육 분위기를 없애고, 경남 지역 내 학생들의 사이버 도박 실태조사를 통해 교육의 '음지'에 숨어있는 청소년 사이버 도박 문제점을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남도박관리센터 박근우 센터장은 "청소년기에 시작한 도박 문제가 성인기로 이어지는 경우 대다수다"며 "도교육청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예방교육이 아쉬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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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실제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미 사이버 도박이 문화처럼 퍼져있는 데 반해 아직 사이버 도박 예방 교육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는 편이다"며 "사이버 도박 예방 교육도 의무 교육으로 전환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 교육기관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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