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포착하면 발광"…'소설'은 현실이 될까?
오병하 KAIST 교수팀, 미 연구진과 공동으로 단백질 센서 개발
코로나19 등 다양한 병원 물질 빠르고 신속하게 포착 가능
반도체 활용 바이러스 잡는 '소설 속 이야기' 현실화 가능성?
19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오는 20일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꼭 1년째가 되는 날이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결국 3만 바이트짜리 데이터일 뿐이다. 반도체 기술을 동원해 체외에서 찾아내 박멸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출간돼 인기를 끌고 있는 김진명 소설 '바이러스X'의 설정이다. 다소 황당한 얘기지만, 저자는 "인류가 이같은 발상 전환을 통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확신에 찬 어조로 글을 써냈다. 일각에서 "비과학적"이라고 비판을 받았던 이같은 아이디어는 과연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을까?
지난달 국제 과학분야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한국ㆍ미국 연구진의 공동 연구 결과를 주목해 보자. 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이 학교 오병하 교수팀은 미 워싱턴주립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표적 단백질'을 쉽고 빠르게 찾아내는 단백질 센서를 개발했다. 인공 골격 단백질에 발광 기능을 가진 심해 새우 세포를 결합시켰다.
이 단백질 센서는 표적으로 설정된 단백질을 찾아 내면 스스로 빛을 발하도록 설계됐다. 또 발광하는 빛의 강도는 표적 단백질의 강도에 의해 조절된다. 별다른 시료도 필요하지 않으며, 발광 시간도 포착 즉시며 1시간 가량 지속된다.
이같은 단백질 센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외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연구진이 창출한 단백질 시스템은 마치 레고 블록처럼 사용돼 여러 다양한 단백질 센서를 용이하게 제작하는데 쓸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실제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외에도 B형 간염 바이러스 등 총 8개의 표적 단백질을 포착해 낼 수 있는 단백질 센서 플랫폼을 실제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특정 기능을 부여한 단백질을 인공 합성한 것은 세계 최초다.
센서 개발 참여한 오 교수는 "이번 인공 단백질 센서 개발은 인간이 과학적 원리ㆍ물리 법칙을 이용해 기능을 갖고 있는 새로운 물질을 창출해 낸 첫 사례"라며 "기존 단백질 센서 등은 지연계 물질들을 그대로 이용하거나 일부만 변형시켜 활용했었다. 마치 인간이 새의 모양을 본 딴 비행기를 만들어 냈다가 원리만 참고해 전혀 다른 형태의 비행 물체인 드론을 만들어 낸 것과 비슷한 사례"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체외 바이러스 검출ㆍ박멸 아이디어에 대해선 "공기 중엔 바이러스의 밀도가 낮은 데, 반도체가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채집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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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들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다양한 코로나19 대응법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며 퍼져 나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클로로퀼',최근의 고춧대 달인 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코로나 부적' 등 우후죽순격이다. 1년을 넘겨 끝이 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그만큼 사람들의 삶에 큰 상처를 남기고 있다는 반증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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