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신용대출 13일까지 1조7200억 '껑충'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열풍 등의 여파로 이달 들어 은행 신용대출에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36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133조6482억원)보다 1조7213억원 불어났다. 단순히 계산하면 하루에 약 1300억원씩 증가한 셈이다.
금융당국의 옥죄기로 은행들이 신규 대출상품 취급 중단 등 고강도 규제를 시행하면서 지난해 말 크게 꺾인 증가세가 새해 들어 빗장이 풀리기 무섭게 급증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들 은행에서만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총 1만8660건의 마이너스통장이 신규개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1월 초에는 연말 성과급 등을 통장에 넣어두면서 대출 보다는 예ㆍ적금 잔액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비하면 신규개설이 30% 가량 늘었다"면서 "연초의 흐름 치고는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2030 직장인 수요 몰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의 대출 수요가 크게 몰려드는 흐름도 엿보인다. A시중은행에서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취급된 직장인 대상 비대면 신용대출 차주들 중 20~30대의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약 45%로 집계됐다. 20대가 16%, 30대가 29%였다.
은행 관계자는 "20~30대 차주 비중이 새해 들어 의미있게 증가한 건 분명해보인다"면서 "특히 20대 차주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B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이뤄진 비대면 신용대출의 과반을 20~30대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젊은이들이 대출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아가는 움직임은 전체 가계대출 시장의 대출차주별 연령 비중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0~30대 청년층의 가계대출은 전년동기 대비 8.5% 늘어 다른 연령층(6.5%)에 비해 증가세가 더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고강도로 시행된 은행권 대출 규제가 다소 풀린 가운데 언제 또 조일지 모른다는 불안감,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증시 등이 대출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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