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모자 비극 없도록" … 서울시, '부양의무제' 폐지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부터 선제적 폐지 … 소득·재산 기준만으로 지원
수급자 포함 모든 위기가구 4단계로 나눠 방문· 모니터링 의무화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시가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없도록 전국 최초로 '부양의무제'를 폐지한다.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를 폐지하고, 서울시내 모든 위기가구를 1~4단계로 나눠 자치구가 최대 월 1회 방문하는 한편, 고립·방치 가능성이 있는 어르신과 중장년 1인가구 등의 위기를 신속하게 감지·지원하기 위한 시스템도 도입한다.
서울시는 14일 기존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 시스템을 재검토하고 다양한 복지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9대 종합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방배동 모자 사건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방배동 모자는 부양의무자 제도(조사 거부)로 인해 기초생활보장제도 중 주거급여(약 28만원 월세보조) 외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같은 추가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다. 또 건강보험료가 장기간 연체됐지만 수급자라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의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경우 기존 제도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여겨져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주변이웃 등 복지공동체를 통한 보살핌도 미흡했고, 현장인력의 적극적인 방문·상담이 부족했던 점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우선 서울형 기초보장제도의 부양의무제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가 2022년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기로 한 것보다 앞선 조치다.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에 부양의무제 폐지 협의를 요청했으며, 사회보장제도심의위원회 심의가 완료되는 즉시 폐지할 예정이다.
부양의무제가 폐지되면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자격에서 탈락한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부양가족이 있어도 소득과 재산 기준만 충족하면 생계비 등을 지원한다.
그동안 자치구별로 제각각이었던 위기가구 방문 모니터링은 위기 정도에 따라 1~4단계로 설정해 자치구가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의무화한다. 위기 정도에 따라 월 1회, 또는 분기·6개월·1년 주기로 방문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위기가구는 복지부의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통한 대상자(수급탈락자, 공과금 체납자 등), 공공지원을 받고 있어 여기에서 제외됐던 기존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모두 포함시킨다.
코로나19로 대면돌봄이 제한되면서 사회적 고립위험도가 높아진 어르신 가구 등에는 IT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스마트 복지발굴시스템' 3종을 도입한다. '취약어르신 IoT 안전관리 솔루션', '스마트플러그', '안심서비스 앱' 등을 통해 전력 사용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일정 시간 전혀 없는 상황 등을 자동으로 감지해서 대응하는 방식이다.
어르신과 장애인, 만 50세 이상에게 가사·간병, 식사지원, 동행지원 같은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서비스'의 이용자 기준도 대폭 완화한다. 올해부터 자격 기준 탈락자도 긴급한 위기 상황일 경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소득 조회에 시간이 걸리거나 애매한 경우 '선지원 후검증'을 적극 시행해 우선 지원한다.
나아가 동네와 이웃 사정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지역주민들이 위기가구를 찾아내는 주체로서 보다 실효성 있게 활동할 수 있도록 산재돼 있는 총 11만명의 주민 복지공동체를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이웃살피미' 등으로 통합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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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방배동 수급 모자 가구의 비극은 코로나19 상황이 변명이 될 수 없는 안타까운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이었다"며 "서울시는 보다 촘촘한 공공의 복지망을 가동해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개선하고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스마트 복지로 사각지대 없이 위기에 놓인 시민을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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