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입장 반영, 가이드라인 수정
내년 기금운용위원회서 논의 예정

기업 측 "승계 정책 공개는 여전히 부담"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행사를 위한 '투자기업의 이사회 구성ㆍ운영 등에 관한 기준 안내서(이하 투자기업 가이드라인)' 채택을 내년으로 미룬 가운데 수정된 가이드라인에는 주요쟁점으로 지목됐던 승계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해마다 평가하는 안을 삭제하고 감사위원은 3분의 2 이상만 사외이사로 두도록 하는 등 한층 완화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 상정된 투자기업 가이드라인은 지난 7월에 공개됐던 초안보다 경영계 입장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기금위 관계자는 "법보다도 강력했던 가이드라인 내용이 많이 수정됐다"며 "지난 7월에 공개됐던 초안보다 승계 부분 등에 대해선 경영계의 입장이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시간 관계상 전일 열린 10차 기금위에선 투자기업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번에 상장된 가이드라인 그대로 내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를 거치지 않고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위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1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제10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제10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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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된 가이드라인은 주요 쟁점으로 지목됐던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 △감사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 등에 대해 완화된 방안을 제시했다. 승계 정책 마련에 대해선 당초 승계 정책을 만들고 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승계를 받는 자와 관련 고위 임원들에 대해 평가를 하고 승계방안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했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선 '승계 정책을 만들고 공개하도록 노력한다'로 수정됐다. 아울러 업무 집행 책임자의 승진ㆍ해임ㆍ신규위촉ㆍ보직 변경 등 주요 인사상의 의사결정에 대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한 내용도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위원회 구성 요건도 완화됐다. 초안에선 재무ㆍ회계의 건전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감사위원회 전원을 사외이사로 두도록 했지만 이번 수정안에선 3분의 2로 비율을 낮췄다. 이 안건은 상법상 '사외이사 선임은 2인 이상만 이뤄지도록 한다'는 법적 조항을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많이 완화된 부분이 있지만 승계 정책과 관련해선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승계 활동은 기업 경영의 은밀한 부분으로 우리나라 정서상 이를 미리 공개한다면 외부 세력으로부터 공격받을 위험이 크다"며 "국민연금이 주주권익을 강화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실익이나 효용성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수정된 가이드라인이 안내의 단계를 넘어 규정으로 커질 경우 기업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도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려고 한다면 주주제안을 하면 되는데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는 것은 지나친 경영간섭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재계 인사는 "국민연금이 한 손에는 회초리를 들고 있으면서 '이건 절대 때리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고 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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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큰 틀의 변화는 없겠지만) 다음 기금위서 국민의 수용성이 높게끔 세부적인 표현을 다듬는 등의 과정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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