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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얼어붙은 韓日관계 묵직한 쓴소리로 '정치내공' 발휘할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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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경력 정치인 출신 대사
한일의원연맹 회장 역임한 '일본통'
스가 내각 돌파구 찾기 기대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지일파' 정치인 강창일은 평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강골 이미지가 강하다. 한일 관계가 불거졌을 때 그가 당내는 물론 일본에 던진 쓴소리는 묵직했다. 에둘러 표현하는 법이 없었다. 당내 인적 혁신을 요구하면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골 이미지의 그를 새 주일대사로 내정했다. 정권 후반기 난마처럼 얽힌 한일 문제를 풀 해결사로 문 대통령이 그를 낙점한 이유가 있다. 그만큼 일본을 잘 아는 정치인이 없다는 점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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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불리는 강 내정자는 오랜 기간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국회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수석부회장, 회장을 거쳐 명예회장까지 올랐다. 연맹에서는 일본 국회 내 일한의원연맹과 정기 총회를 추진하는 등의 활동으로 여당 인사 중에서는 드물게 탄탄한 일본 네트워크를 쌓았다. 이번 스가 요시히데 내각에 유임된 자민당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등 일본 주력 인사들과도 자주 만나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20대 국회 때는 수출규제 조치로 얼어붙은 한일관계 경색을 풀기 위해 방일단을 꾸리고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의 입장을 전달하는 등 국회 한일의원교류를 도맡았다.


강 내정자는 의원 시절 협상에 나설 때 일본에 끌려가기보다 원칙을 지키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9년 8월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이 국회 방일단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강 내정자는 "우리가 거지냐, 구걸하러 온 것 아니다"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스가 내각 출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도 "스가는 아베에 대한 정책을 그대로 계승한 사람이다. 너무 기대하지 말라"면서도 "한국에 대한 현상 인식이 바뀌어야 스가 정책도 바뀔 수 있다"라며 꼬집은 그다.

비록 그가 일본의 태도 변화에 긍정적인 시선은 보내고 있지 않지만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면서도 국익을 수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아베 정권에서 얼어붙은 한일관계는 새로 출범한 스가 내각에서 새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스가 총리가 아베 정권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했지만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 정권보다는 협상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에서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스가 내각의 출범을 계기로 친화력과 원칙을 둘 다 갖춘 주일대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정을 발표한 지난 23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본에 새로운 내각이 출범함에 따라 한일 관계를 풀어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며 "특히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회장을 역임하며 고위급 네트워크를 쌓아와 정통 외교관보다는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 서울 주재 일본 특파원은 "지금 한일관계는 법으로 문제를 풀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법이 아니라 유연한 정치적 관점에서 풀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 내정자에게 기대를 건다"고 평하기도 했다.


사실 강 내정자는 제주 출신으로 제주에서만 내리 4선을 지낸 중진의원이다. 도쿄대 유학 시절에는 당시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으로 와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된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불교신자인 강 내정자를 거론하며 "1990년대 도쿄특파원을 갔더니 강창일 의원이 유학생으로 와있었다. 같이 있었던 기간 동안 만나 술값도 내가 냈다"고 친분을 터놓았다.

국회 내 한일관계와 관련한 문제는 대부분 강 내정자의 손을 거쳤다. 서울 주재 일본 특파원들과 술자리를 챙기는 소소한 일부터 크게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강제징용 배상안인 '1+1+알파(α)'안 검토 등을 맡기도 했다. 초안에는 거침없는 지적과 쓴소리를 전했다고 알려졌다. 법안은 봐줬지만 여전히 본인은 동의하지 않아 끝까지 이름을 올리지 않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 시절에는 의원총회에서 당에 한일 문제와 관련한 '쓴소리'를 했다가 이 대표가 검지손가락으로 'X(엑스)'자를 만들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국회의 인적 구성이 달라져야 한다"며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강 내정자는 내정 직후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국회에 있을 때와 다르다. 정부와 조율하지 않은 건에 대해선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발언을 자제했다. 정치인 시절과는 달리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의 언행은 신중해야 한다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치인에서 대사로 새로이 자리매김하는 그가 앞으로 한일관계를 풀어낼 해법을 마련할 지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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