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펜하겐처럼' 광화문 청사에 '유엔 시티' 검토…민주당 서울 비전
국회 이전하는 여의도엔 한시적 금융 특구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소재 정부 기관들을 일부 세종시로 옮기면서, 그 빈 자리에 '코펜하겐 모델'을 도입해 유엔(UN) 기구들을 유치하는 '유엔 시티'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의 이전 추진이 확실시되는 여의도는 세금 감면 혜택 등을 주는 금융 특구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일부를 옮겨 비우고 '경제문화특별시'로 다시 채우자는 민주당의 서울 비전으로,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민주당 관계자는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 활동이 마무리 단계이며, 구체적인 이전 기관은 당 지도부와 협의해서 이달 중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국회 외에 정부 부처 이전 범위와 함께 여의도 금융 특구와 광화문 청사의 유엔 시티 구상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에 남아있는 정부 부처는 외교부, 국방부, 통일부, 법무부, 여성가족부 등 5개이나 외교와 안보 관련 부처는 이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법무부와 여성가족부를 이전 대상 기관으로 정하는 법안은 지난 3일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다. 그 밖에 정부 위원회들이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정부서울청사에는 국가균형발전위, 개인정보보호위, 국가교육회의, 국민권익위, 금융위, 북방경제협력위, 자치분권위, 저출산고령사회위 등이 입주해 있다.
'유엔 시티' 구상은 지난 9월 민주당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이 개최한 '글로벌 경제수도 서울의 미래 대토론회'에서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제시했다. 이른바 '코펜하겐 모델'이다. 코펜하겐은 2013년부터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보건기구(WHO) 등 11개 기구를 유치했다.
미국 뉴욕과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빈, 케냐 나이로비에 이어 아시아에서 서울을 '세계 평화도시' 콘셉트로 기구들을 유치하자는 것이다. 임 교수는 토론회에서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의 경우 매년 4조원의 경제 효과를, 빈은 5000명가량의 고용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북한과 갈등을 중재할 국제기구가 상주하면 한반도 긴장 완화의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했다.
국회가 옮겨갈 경우 여의도는 한시적인 금융 특구로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동안 정부가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고 해외 금융 기구나 회사들을 유치하려 했으나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국회 이전을 계기로 보다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 혜택, 금융전문대학원 및 핀테크 캠퍼스 설치 등으로 홍콩을 대체할 금융중심지로 키워보자는 것이다.
서왕진 서울연구원장은 토론회에서 여의도를 금융 특구로 지정해 창업기업의 법인세 감면, 금융 종사자의 소득세 완화, 입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서울을 권역별로 나눠 비전을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동북권의 경우 경기 남양주로 이전이 확정된 창동 차량기지 부지에 조성되는 바이오 클러스터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이 신약 개발 임상 시험 세계 1위 도시이며, 국내 빅5 종합병원들이 집중돼 있다는 점 등을 바이오 산업 특화의 근거로 들었다.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 등에 이어 또 하나의 바이오 발전 축을 만드는 셈이다. 동남권은 코엑스와 잠실운동장 일대를 전시 산업 중심의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하는 방안이 이미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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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입장에서는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숙고를 하고 있다. 이전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새 비전에 대한 기대보다 반발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전 대상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제시할 서울 비전 구상의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최종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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