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5만개가 반도체 사업 등록...대부분 기술전무
반도체 기업들 380억달러 모금...원천기술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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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로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에서 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기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맹목적 투자로 변질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은 물론 대만보다도 약 5년 이상 뒤쳐진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한 기초투자부터 선행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WSJ은 시장분석기관인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반도체기업들이 공모나 사모펀드, 자산매각 등을 통해 약 38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모았다고 전했다. 확보한 자금규모는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나선데 따른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공급부족이 심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키우면 수익은 담보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반도체산업에 너나할 것 없이 달려들고 있다는 점이다. WSJ에 따르면 올해 중국기업 가운데 5만개 이상이 반도체 관련 사업을 새로 등록했으며 이는 5년 전의 4배에 달한다. 반도체산업과 거의 관련이 없는 외식업이나 부동산개발업체들까지 나서 반도체를 신규사업으로 걸어뒀다. 중국정부는 8월부터 반도체사업 기업의 세금 면제와 정부자금 지원을 약속했으며, 지원금을 목적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반도체에 뛰어들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규모로 커진 전기차시장과 전국망 구성을 목표로 구축 중인 5세대(5G) 네트워크 사업, 태양광패널 투자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반도체 생산비중은 불과 5%에 불과한데다 미국, 대만 기업과 대비해 5년 이상 기술이 뒤처지면서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이다.


중국 당국은 반도체기술의 자립을 주요 국가목표 중 하나로 올렸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난 5월부터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라고 지시하며 3세대 반도체 개발에 2025년까지 1조4000억달러(약 1700조원)를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반도체 분야는 단순 제조업이나 중공업처럼 거대 자본 투입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 당국도 맹목적 투자에 따른 재원낭비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 관계자를 인용해 "경험과 기술이 일천한 기업들이 반도체 부문에 무분별하게 뛰어들었다"며 "일부 지방정부들도 반도체업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맹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도 인터뷰에서 "IT산업도 도로나 다리를 건설하는 것처럼 돈이면 다 된다고 착각하지만 반도체는 돈만 갖고 안된다"며 "수학, 물리학, 화학 등 기초학문 전문가들부터 양성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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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도 이에 따라 2022년까지 반도체 전문가 25만명을 육성한다는 계획하에 각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중국 내 6개 지역에서 반도체 인재 육성에만 13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미국의 제재에 따라 외부인력을 통한 교육이나 교환학생 제도도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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