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IT 장비의 급격한 발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시스템의 출현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인원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미국의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가 말한 한 사람이 맺는 인간관계 최적 인원 250명이라는 소위 '지라드 법칙'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며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다 보니 사람과의 만남에서 당황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난다. 알고 지냈던 경우는 덜하지만, 처음 만날 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만난 사람은 기억이 잘 되질 않는다. 평생 동안 사람과 관련한 일을 해온 덕분에 사람 기억에는 강한 편인데도 그렇다.
10년째 글로벌청년사업가(GYBM) 양성사업을 하며 해마다 150명 정도의 대학을 갓 졸업한 연수생을 선발하고 직접 강의도 하며 자주 마주치니 웬만하면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왔다. 올해 선발한 100여명은 생활과 강의 중에도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물론 선발 면접을 볼 때도 그랬다. 4개월이 지나며 수차례 강의장에서 이름도 부르고 마주쳤다. 그런데 구내식당에서 밥먹는 동안 마스크를 내린 얼굴을 보니 한명 한명이 너무 생소해 당황스러웠다.
사람을 기억하고 기억되도록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기약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많은 관계 맺음 속에서 상대에게 나를 기억하게 만드는 게 비즈니스 활동의 생명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러자면 뭔가 차별화를 시도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몇 년 전부터 해오던 방법을 강화해 나갔다.
상대방과의 만남에 대한 경청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헤어진 후에 나눴던 대화 내용을 문자로 ‘쓱’ 보내는 것이다. 지난주에 처음 만났던 분에게 보낸 카톡의 경청 내용이다. "사장님! 늦은 시간에 문자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금요일 만남에서 큰 깨우침을 받았습니다. 말씀드렸던대로 새로운 방향의 사업전개에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날짜 맞춰서 안전하게 출국하시고 만사형통을 기원합니다."
대학교 동문 선배와 1개월 전 미팅 이후에 보낸 SMS문자내용도 소개한다. 평소에 한 칸 건너 알고 지냈지만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추진하는 사업내용을 듣고 난 이후 2일 만에 피드백을 했다. "선배님! 그제 만남 이후에 인사가 늦었습니다. 우선 선배님의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완전히 뒷전에 둔 이슈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로 생각합니다. 허락해 주시면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만만치 않지만 노력하겠습니다. 박창욱 올림" 덕분에 첫 미팅 후에 한 번 더 만났고, 추진하던 일도 진도가 부쩍 나가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사는 방법 한 가지를 더하겠다. 온라인으로 기프티콘을 '쓱' 보내는 것이다. 두세 번을 만난 적이 있는 사업파트너 회사 내 젊은 여성 본부장의 남다른 활약 모습이 좋아 보여 만날 때는 꼭 칭찬을 해주곤 했다. 추석을 맞아 안부를 묻는 문자가 왔기에 이름난 브랜드의 커피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 2잔 보내며 "추석 동안 잘 쉬고 누군가와 같이 드시라"고 온라인 상품권인 기프티콘을 보냈다. 금방 답이 왔다. "어머나 전무님 감동입니다. 어떡해ㅠㅠ 진짜 감동입니다ㅜㅜ.요즘 너무 바빠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는데 이 커피 두 잔이 다 녹여주네요!"
사업파트너가 되는 회사의 임원이니 같이 하는 관계의 신뢰나 속도는 짐작할 만할 것이다. 25년여의 나이 차이를 금방 뛰어 넘는 대화를 나누곤 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 큰 부수적인 효과도 생겼다. 스마트폰에 전화번호를 등록하고 나니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이 뜬다. 마스크로 가리지 않은 사진이다. 나도 좀 더 적극적이고 밝은 사진을 올리게 되었다.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넛지리더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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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리더십'은 강제와 지시의 억압적 방법이 아닌 작고 부드러운 개입이나 동기 부여로 조직이나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의 작은 변화로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 창의와 열정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와 행복을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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